26만명 온다더니…예상 밑돈 BTS 인파에 상인들 "매출 기대 못미쳐"

사회

뉴스1,

2026년 3월 22일, 오후 01:40

방탄소년단(BTS)이 전날(21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정규 5집 '아리랑(ARIRANG)' 앨범 발매를 기념해 컴백 무대를 앞둔 가운데 팬들이 공연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 2026.3.21 © 뉴스1 사진공동취재단

특수는커녕, 평소보다도 못 팔았어요. 다 막아두는데 어떻게 해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의 광화문 공연이 전날(21일) 사고 없이 마무리됐지만, 인근 상권이 기대했던, 이른바 'BTS 특수'는 크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대규모 검문과 통제까지 겹치면서 상인들은 손님 발길이 오히려 줄었다고 입을 모았다.

공연이 끝난 다음 날인 22일 오전 뉴스1이 만난 인근 상인들은 BTS 특수는 없었다고 전했다. 일부 상인은 평소보다 손님이 더 몰릴 것으로 예상해 식자재를 추가 발주하고 영업시간까지 늘렸지만, 정작 매출은 평소 수준에 그치거나 오히려 줄었다고 토로했다.

이날 오전 광화문광장 인근의 한 전집 앞에는 미리 주문해 둔 음식 상자가 그대로 쌓여 있었다. 가게 측은 'BTS 특수'를 기대하며 닭강정과 육포 등을 추가로 들여놨다고 한다. 야외 좌석 영업도 계획했지만 안전 문제로 무산됐다.

BTS의 광화문 공연 다음 날인 22일 광화문광장 인근의 전집 앞에 쌓여있는 재고들과 남은 식재료들.2026.3.22 © 뉴스1 권준언 기자

직원 임 모 씨는가게에 남은 녹두를 가리키며 "어제 팔려고 했다가 다 남은 것"이라며 "통행로를 전부 막아둬서 평소 주말보다도 못 팔았다.이것들(재료)은 다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식당은 전날까지 BTS를 환영하는 포스터를 입구에 붙여 뒀지만, 이날은 모두 떼어낸 상태였다.

인근 고깃집 사장 이정화 씨(46)는 공연 당일 밤 10시까지였던 영업시간을 자정까지 2시간 늘렸다고 한다. 이 씨는 "매출이 2배 정도 뛸 걸 기대하고 고기 발주도 1.5배 정도 늘렸는데, 정작 매출은 평소와 비슷한 수준이었다"며 "고기는 유통기한이 있어서 결국 처분해야 한다. 남은 재고가 영업에 지장을 줄 수준"이라고 말했다.

공연 전날인 20일에도 매출은 오히려 줄었다고 한다. 이 씨는 "전날부터 도로가 통제되니까 차를 타고 들어오는 손님이 끊겨 평일 매출도 크게 줄었다"면서 "(식당이 있는) 이쪽 골목은 거의 요새 같았다"고 전했다. 이 씨 식당 입구에는 BTS의 상징색인 보라색 풍선 장식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BTS의 광화문 공연 다음 날인 22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인근 편의점에 쌓여 있는 삼각김밥·김밥들. 점원 A 씨는 "오후 2시면 모두 폐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2026.3.22 © 뉴스1 권준언 기자

공연장 인근 편의점들도 사정은 비슷했다. 광화문 일대 한 편의점의 직원 A 씨는 냉장 진열대에 놓인 수십 개의 삼각김밥과 김밥을 가리키며 "오늘 오후 2시면 이것들도 다 폐기해야 한다"고 했다. 창고에도 추가 발주한 물량이 박스째 쌓여 있었다. 이 편의점 바로 옆의 횟집 사장은 BTS 특수가 없어 "말짱 꽝"이었다고 속상해했다.

공연으로 매출이 늘긴 했지만, 기대만큼은 아니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광화문광장 건너편의 한 편의점 주인 오 모 씨(50대)는 "광화문 쪽보다는 이쪽이 통제가 덜해 장사에 큰 지장은 없었다"며 "BTS 멤버 협 상품도 있어서 매출 자체는 2.5배 정도 뛰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오 씨는 "평소 큰 집회가 있을 때보다 매출이 더 잘 나온 것은 아니다"라며 "(시민이) 20만 명 넘게 몰린다면서 경찰과 공무원만 1만 명 가까이 배치된 건 너무 과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2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방탄소년단(BTS) 컴백 공연을 앞두고 경찰이 광장 주변을 오가는 시민과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문검색을 실시하고 있다.2026.3.21 © 뉴스1 박지혜 기자

당초 관계 당국은 무료 공연 특성상 예측이 어려운 데다 광화문광장 일대로 인파가 한꺼번에 몰릴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규모 안전 대책을 가동했다. 경찰은 약 6700명, 소방 당국과 서울시, 자치구는 3400여 명을 투입했다. 민간 행사에 투입된 공무원만 1만 명이 넘는 셈이다.

지하철과 도로 통제도 뒤따랐다. 광화문역은 21일 오후 2시부터, 시청역과 경복궁역은 오후 3시부터 모든 열차가 무정차 통과했다. 공연 관람객이 아니더라도 인근을 지나려면 31개 게이트를 통과하며 문형 금속탐지기(MD) 검색과 소지품 검사를 받아야 해 통행이 지연됐다.

공연 주최 측인 하이브는 현장에 10만 4000명이 모였다고 밝혔지만, 공연 당시 서울시 실시간 인파 데이터는 4만~4만 8000명 수준을 나타냈다. 경찰도 4만 2000명 안팎이 모인 것으로 비공식 추산했다. 당초 최대 26만 명이 몰릴 수 있다는 관측이 있었지만, 실제 모인 시민의 규모는 이에 미치지 못한 셈이다.

이와 관련해서는 관계 당국이 사전에 대규모 통제·검문 계획을 세워 시민들에게 알린 점, 넷플릭스를 통해 실시간으로 공연을 볼 수 있었던 점을 비롯해 이태원 참사 등과 같은 안전사고 발생 우려 등 때문에 예상보다 시민들이 현장을 덜 찾은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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