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전 대전지방고용노동청 관계자들이 대전 대덕구 안전공업 본사를 압수수색 하기 위해 들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합동감식에 앞서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이날 수사관 60여명을 투입해 안전공업 본사와 공장 및 대표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당국은 유력한 발화지로 추정되는 공장 1층에 감식반을 투입해 설비 구조 등을 확인하고 화재 잔해물을 수거하고 있다. 화재가 발생한 공장 1층에는 다수의 생산라인이 혼재됐고 공정 특성상 24간 가동해야 해 점심시간 등에도 상주하는 직원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사망자 14명 중 9명이 발견된 2층과 3층 사이 복층 구조 휴게시설의 불법 증개축 여부는 물론 절삭유·세척유 취급 때 발생한 유증기나 기름때 등 화재 확산 요인도 감식 대상이다.
특히 이번 화재의 인명 피해를 키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 헬스장(탈의실) 무단 구조 변경과 관련해서는 2층 휴게실을 임의로 쪼개서 만든 도면에 없는 공간인 것으로 드러났다. 아령 등 운동기구가 있어 헬스장으로 알려졌지만 원래 용도는 탈의실로 직원들은 휴게시간에 주로 낮잠을 청하는 장소로 알려졌다. 구조가 복잡해 휴식을 취하던 직원들이 대피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을 뿐만 아니라 창문이 적어 매캐한 연기가 잘 빠져나가지도 못했다.
대형 화재로 74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대전 안전공업의 손주환 대표이사가 22일 오전 대전시청 1층 로비에 마련된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한 뒤 자리를 떠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황병근 안전공업 노동조합 위원장은 “노조는 그간 산업안전보건회의를 비롯한 실무회의에서 사측에 환경시설과 집진설비의 화재 위험성에 대해 개선을 요구해왔다”며 “특히 유증기와 기름찌꺼기 등이 축적되는 것을 우려해 집진시설을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청소해야 한다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수년 전 몇차례 화재가 발생해 소방당국도 인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년간 안전공업에 불이 나 소방 당국이 출동한 사례는 3건으로 파악됐다. 남득우 대전 대덕소방서장은 이날 대전시청사에서 열린 합동브리핑에서 “구체적인 사례는 수사 중인 사안이라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고용노동부도 사업장의 안전조치 의무 이행 여부를 집중적으로 규명한 뒤 안전공업 대표에게 중대재해처벌법을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대전경찰청은 사망자 14명 중 13명의 신원을 확인해 12명의 시신을 유족에게 인도할 예정이다. 아직 신원 확인이 되지 않은 시신 1구에서는 DNA 검출이 되지 않아 추가 정밀 검사가 진행 중이다.
법률 전문가들은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와 중대재해처벌법이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 업체는 직원이 364명이고 2024년 기준 매출이 1351억원인 중견기업으로 4년여 전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때부터 법 적용 대상 사업장으로 사업장 안전시설 관리·감독 수행 자료가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대전시청사 1층 로비에 마련된 안전공업 화재 희생자 합동분향소에는 피해자 유가족을 비롯해 일반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한 50대 여성은 “네가 왜 여기 있니. 우리 아들 얼마나 무서웠을까. 우리 애기 어쩌면 좋아”라고 오열하며 발을 동동 굴렀다.
한 남성은 주저앉아 제단을 붙잡고 비명 섞인 울음을 토해냈다. 전날 설치된 분향소에는 이날 오전부터 노인과 청년 등 시민들이 찾아 헌화와 묵념을 하고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이날 분향소에는 안전공업과 유사한 형태의 화재 참사가 발생한 아리셀 공장 유가족들도 참배한 뒤 희생자 유가족을 위로했다. 양한웅 아리셀대책위원회 공동대표와 유가족 3명은 화재 현장을 찾아 “유해의 온전한 수습과 원인 규명은 첫 단계부터 철저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기독교, 불교, 천주교 등 3대 종교 단체가 대전 안전공업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 참사에 애도를 표하며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 등을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