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이데일리 취재에 따르면 보건복지부의 e아동행복지원시스템 지표에는 ‘미취학 아동 입학연기’ 항목이 빠져있다. e아동행복지원시스템은 44종의 사회보장 빅데이터를 활용해 위기 아동을 발굴하기 위해 만들었지만 입학연기 지표가 빠지면서 ‘시흥시 3세 아동 사망 사건’의 전조증상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세 살배기 딸을 학대해 숨지게 한 30대 친모 A씨가 19일 경기 안산시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복지부는 입학연기가 반복적으로 발생하지 않는 데다가 다른 지표보다 중요도가 낮다는 이유로 해당 정보를 교육부로부터 공유받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입학연기 사정을 교육부나 해당 지방자치단체도 관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초·중등교육법 제13조에 따르면 초등학교 입학은 만 7세에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한 차례 연기가 가능해 만 8세에도 입학이 가능하다. 이 경우 학교장의 판단 절차를 거치지 않고 보호자의 선택만으로 입학 연기가 확정된다.
이 때문에 보호자는 입학 연기 이유를 입증하는 서류를 따로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 실제로 해당 사건 지자체 관계자 역시 따로 출입국관리기록을 떼 보거나 부모에게서 항공권 서류를 받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입학연기 지표와 아동학대 신고 정보의 연계도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A씨의 남편은 2020년 지역 아동보호기관에 “친모가 아이를 계속 집에 두고 나간다”며 학대 신고를 했고 당시 담당 공무원도 정서적 학대 가능성을 인정했다. 하지만 해당 신고 기록은 4년 뒤 입학연기 정보와 연계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흥시 관계자는 “아동학대 전담관리부서가 명단을 공유하면 업무를 진행할 수 있다”며 “관련 지시가 없었고 담당하는 부서가 서로 달라 각자의 역할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취학 아동은 아동학대 후 사망에까지 이르는 경우가 많아 서류 확인과 방문 점검을 보다 면밀히 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복지부가 발간한 ‘아동학대 주요통계’에 따르면 아동사망 사례 중 만 0~6세 비중은 2021년 77.5%, 2022년 74.0%, 2023년 61.4%, 2024년 70.0% 등으로 비중이 매우 높다.
미취학 아동이 죽음 후 장기간 방치된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다. 2016년에는 초등학교 입학 대상이었던 신원영 군이 숨진 뒤 뒤늦게 발견됐고 이후 예비소집 불참 확인 절차를 강화했다. 이번 시흥 아동사망 사건처럼 입학을 한 차례 미루는 경우 부모의 말만 믿고 중앙부처나 지자체가 따로 관리하지 않으면 상황 파악이 지연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혜정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대표는 “아동학대 사건에서 부모의 말만 믿다가 추후에 밝혀진 사건이 얼마나 많았나”며 “입학연기에 대해 증빙서류를 떼거나 규칙이나 조례를 제정해서라도 아이의 안전을 확인하는 게 의무”라고 강조했다.
복지부는 이른 시일 내에 시스템을 정비한다는 계획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현재 e아동행복지원시스템에는 장기결석 등 주요 지표가 포함했다. 앞으로 어떤 지표를 추가하고 지표간 가중치를 어떻게 부여할 지 검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