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안전공업 참사…소방·지자체 묵인속 화마 키웠다

사회

이데일리,

2026년 3월 24일, 오후 03:23

[대전=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사망 14명을 포함해 74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대전시 안전공업 화재와 관련 소방당국과 지방정부의 관리감독이 허술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4일 이데일리 취재에 따르면 안전공업은 화재 발생 우려가 크거나 인명·재산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시설은 ‘화재안전 중점관리대상’으로 지정돼야 하지만 연면적이 3만㎡ 미만으로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이유로 제외됐다. 하지만 이곳은 폭발성이 강한 나트륨을 취급하는 ‘위험물 허가 업장’으로 화재안전 중점관리대상으로 관리했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화재안전 중점관리대상에서 제외되다 보니 소방 점검은 연 2회 사측이 별도로 정한 사설 소방점검업체의 점검만으로 가능해 화를 키웠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대전 안전공업은 지난 15년간 모두 7차례 화재 신고로 소방당국이 출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부분 작업공정과 집진기 등에서 나온 기름때와 분진 탓에 불이 난 것으로 알려졌다. 안전공업 측은 정기적으로 자체 점검을 받은 뒤 이를 소방 당국에 보고했으나 매년 지적사항만 되풀이됐다. 특히 이번 화재를 급속히 키운 원인으로 지목된 기름찌꺼기나 유증기 등은 점검항목에서 빠져 있었다.

지방정부의 건축물 점검시스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 공장은 불법 증축 등의 불법 관행이 수십년간 적발 없이 이어져 온 것으로 드러났다. 관련 전문가들은 “직원이 많고 위험물질을 다루는 공장이 지자체 점검 대상이 아니라는 것 자체가 문제”라며 “재난은 항상 반복되지만 어떤 부분을 개선해야 할지까지 나아가지 못하니 아리셀 참사 때와 유사한 대형 사고가 또 발생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전지방경찰청과 대전지방고용노동청,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9개 기관은 23일부터 62명의 인력을 투입해 첫 합동감식을 벌였다. 이들 기관은 24일에도 기관별 개별 감식을 진행한 뒤 추후 일정을 조율해 2차 합동감식에 나설 예정이다.

또 노동당국이 손주환 대표이사와 안전관리책임자를 입건했다. 이틀째 고강도 압수수색과 합동감식을 벌인 당국은 이들에게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입건한 뒤 안전 문제나 위법 요소는 없었는지를 중점적으로 살펴 중대재해 원인을 규명할 방침이다.

23일 오후 대전경찰청 관계자들이 대전 대덕구 안전공업 본사 압수수색을 마치고 압수물을 들고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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