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서울고등법원 청사. 2025.12.22 © 뉴스1 안은나 기자
인터넷 사이트 '나무위키'에 올라온 내용으로 인해 명예가 훼손됐다며 위자료 등 손해배상을 청구했으나 나무위키에 배상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민사13부(당시 부장판사 문광섭)는 지난 1월 16일 A 학교법인이 나무위키 운영사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A 학교법인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고패소한 1심 판결을 유지했다.
나무위키는 문서의 편집 권한에 제한을 두지 않아 이용자들이 스스로 작성·수정하고 이용하면서 특정 검색어나 사안, 공적 인물 등에 관해 지식이나 정보를 공유·제공하는 인터넷 사이트다.
A 법인이 운영하는 B 고등학교의 나무위키 문서에는 △2018년 학내 스쿨미투 사건 △전 이사장의 사학비리 관련 논란 △교사 부당해고 및 자녀 채용 의혹 △재학생 고소 및 협박 논란 △사학비리 비판 시민에 1억 민사소송 제기 등이 담겼다.
B 학교는 20223년 10월 나무위키에 문서에 올라와 있는 게시물을 잠정 삭제하는 등 임시조치를 취해달라고 요청했으나, 나무위키는 이를 거절했다.
A 법인은 "해당 게시물로 인해 사회적 가치가 훼손됐다"며 500만 원의 손해배상과 판결 송달일로부터 3일 이내에 게시물을 삭제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게시물의 불법성이 명백하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가치중립적이어서 A 법인이 어떤 피해를 보았다고 볼 수 없다고 보고 A 법인의 청구를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은 "B 학교 운영의 부적절함 내지 A 법인 운영자의 도덕적 흠결을 지적하는 취지"라며 "교육기관의 특성상 운영자의 도덕성은 매우 중요하고,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항으로서 공익적 목적으로 게시됐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밝혔다.
항소심도 이러한 1심 판단이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항소심은 특히 자유로운 토론과 의견 표명에 관한 표현의 자유가 넓게 보장돼야 한다는 점 등을 그 이유로 들었다.
재판부는 "내용 중에는 특정인의 입장에서 공개되기를 원하지 않거나 다소 부정확한 내용, 경우에 따라선 일정한 사실을 기초로 하되 의혹 제기나 의견 표명이 혼재된 내용 등이 포함되기도 하나, 자유로운 토론과 성숙한 민주주의를 위해 특정 사실 및 이에 대한 의견표명 등에 관한 표현의 자유가 넓게 보장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의견 표명과 공개 토론 과정에서 부분적으로 잘못되거나 과장된 표현을 피할 수 없는 면이 있는 점, 지식정보의 자유로운 공유, 해명과 반박 등을 통한 시정 가능성, 글을 읽는 독자들의 인식과 이해의 정도 등을 두루 감안할 때 게시물의 위법성을 쉽사리 인정할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shhan@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