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뇌관 보완수사…"억울한 사람 양산" vs "檢통제 불가"

사회

뉴스1,

2026년 3월 25일, 오전 05:30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2026.3.19 © 뉴스1 박정호 기자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 설치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며, 이재명 정부 핵심 정책 중 하나인 검찰개혁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검찰개혁의 쟁점인 공소청 검사의 보완수사권은 향후 형사소송법 개정 과정에서 논의하기로 하며 '불씨'가 남았다는 시선이 많다.

경찰이 수사를 마치고 송치한 사건에 대해 검찰이 다시 들여다볼 수 있도록 보완수사를 허용해야 하는지 여부는 검찰개혁 찬성론자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일정한 조건에서 보완수사를 허용하자는 측과 예외 없이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팽팽하다.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장에서 사퇴한 박찬운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19일 서울 성동구 한양대학교 사무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6.3.19 © 뉴스1 이광호 기자

박찬운 교수 "수사·기소 분리 교조화 안 돼…검찰도 필요하면 수사해야"
최근 검찰개혁 속도와 방향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국무총리 산하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장을 내려놓은 박찬운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검사에게 기록만 보고 판단하라는 보완수사 완전 폐지는 "실제적 진실 발견은 포기하라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그는 보완수사 완전 폐지는 법원에서 강조하고 있는 공판중심주의와 맞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공판중심주의는 형사소송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공개된 법정에서 조사된 증거만을 토대로 유무죄를 판단해야 한다는 원칙인데, 이에 맞춰 검찰도 증거를 직접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검사에게도 판사와 준하는 직접주의가 적용돼야 한다"며 "경찰에서 증인의 증언을 기록한 서면만 보고 판단하는 게 아니라 그 증인, 참고인도 필요에 따라 직접 만나서 확인하는 것이 현대 증거재판 제도에 맞는 합리적인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수사·기소 분리 원칙이 형사사법절차의 목적이 될 수 없다"며 "쉽게 말해서 수사와 기소의 분리를 교조화(敎條化)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검찰의 보완수사는 어디까지나 경찰 수사를 전제로 이뤄지며, 공소제기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확인 과정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각에서 우려하는 '보완수사를 통한 직접수사(별건수사)'의 가능성을 일축했다.

박 교수는 "보완수사는 일반수사와는 본질적 성격이 다르다"며 "이 사실 확인마저 부인하게 되면 책임원칙에 반한다"고 지적했다.

강동필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가 20일 서울 강남구 사무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 뉴스1 김명섭 기자

20년 경찰 출신 변호사 "이름만 '보완' 수사…별건수사 무한 확장"
반면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완전히 폐지해야 한다고 보는 측에서는 명칭만 '보완' 수사라고 반박한다. 20년간 경찰로 활동하며 일선에서 수사 실무를 경험한 강동필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는 형사소송법에 규정된 '검사의 수사' 규정을 짚으며 "실제로는 범위에 전혀 제한이 없다"고 주장했다.

형사소송법 196조에 따르면 검사는 경찰로부터 송치받은 사건에 관해 동일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수사를 할 수 있는데, '범위'가 무제한이라는 것이 강 변호사의 설명이다.

그는 "개념정의가 어려운 관련 사건을 이유로 별건수사를 계속해 확장할 수 있게 된다"며 "이는 검찰개혁의 취지에 부합할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강 변호사는 어떤 형태든 검찰이 수사를 개시하면 잘못이 벌어졌을 때 이를 통제할 수단이 없어 수사권 남용을 막을 수 없다고 경고했다.

강 변호사는 "검사가 직접 수사를 해버리면 이 수사가 잘한 건지, 못한 건지 봐줄 사람이 대한민국에 한 명도 없다"며 "경찰 수사는 검찰이 감시하지만 검찰의 수사는 누구의 감시도 받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보완수사 폐지에 따른 우려도 지나치게 부풀려졌다고 비판한다. 강 변호사는 "지금도 수사의 99%는 경찰이 다 하고 사실상 수사와 기소는 분리돼 있다"며 "보완수사권을 달라는 건 일부 원하는 사건만 선별해 원점부터 직접 수사하고 싶다는 말고 다르지 않다"고 했다.

또 보완수사가 필요하다고 보는 측에서 제시하는 '직접주의'는 검찰이 아닌 재판 단계에서 적용되는 원칙이라고 반박했다. 이와 관련해 강 변호사는 "직접주의는 판사가 법정에서 증거를 직접 조사해 심증을 형성하라는 원칙"이라며 "검사가 송치 후 참고인이나 피의자를 재조사하는 근거가 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개문발차'식 개혁 우려 남아 vs 향후 '영장청구권' 논의 주장도
두 전문가는 보완수사가 향후 형사소송법 개정 단계에서 다뤄질 핵심 쟁점이지만, 향후 검찰개혁에 있어 공론장에서 빠져서는 안 될 점들을 제언하기도 했다. 박 교수는 여당을 중심으로 나오는, 이른바 개문발차(開門發車)식 제도 변화를 비판했다.

형사사법 구조의 변화는 국민의 삶에 지대한 결과를 불러일으키는데, '시행하고 부작용이 발생하면 바로 잡으면 된다' 식의 발상은 위험하다고 우려했다.

박 교수는 "문제가 발생하고 이를 해결하려면 최소 몇 년은 걸릴 텐데 그사이에 부조리한 사법 구조로 인해 피해를 본 사람들은 어떻게 구제할 거냐"며 "매우 무책임한 주장"이라고 일갈했다.

이어 "매우 정교한 설계를 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깊은 연구와 검토가 필요하다"며 "시간에 쫓겨 '한번 실험해 보자'는 건 모험에 가까우며 실패의 지름길"이라고 지적했다.

강 변호사는 최근에는 다뤄지지 않고 있지만, 검찰이 독점하고 있는 영장청구권을 폐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사기관은 혐의가 있는 대상을 체포하거나 구속할 때는 법원으로부터 영장을 발부받아야 하는데, 우리 헌법은 영장을 청구할 수 있는 사람을 '검사'로 한정했다.

그간 경찰은 '검찰이 제때 영장을 청구하지 않아 수사가 제한되는 경우가 많다'고 영장청구권 독점의 부당함을 강조해 왔다. 이와 관련해 강 변호사는 "수사를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영장청구권 논의를) 핵심 중 핵심으로 꼽는다"며 "검사들은 영장이 남용될 우려가 있다고 하는데 판사가 충분히 통제할 수 있기 때문에 그사이에 검찰이 들어가야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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