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앞 혐오시위, 학교장이 경찰에 제한 요청 가능…학습권 보장

사회

뉴스1,

2026년 3월 26일, 오전 07:00

7일 낮 서울 종로구 중학동 옛 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 주위에서 극우단체 관계자가 '반일은 차별이자 혐오다'는 손피켓을 들고 서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엑스(X·옛 트위터)에 "이런 얼빠진…"이라며 '평화의 소녀상'을 대상으로 철거 시위를 벌인 극우단체 위안부법폐지국민행동을 겨냥해 "사자명예훼손"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2026.1.7 © 뉴스1 박정호 기자

학교 인근에서 벌어지는 혐오·차별 목적의 집회·시위에 대해 학교장이 경찰에 금지 또는 제한 조치를 요청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지난해 학교 주변에서 벌어진 혐중 시위와 소녀상 철거 요구 집회 등으로 학생들의 안전과 학습권 침해 우려가 커진 데 따른 조치다.

26일 교육계와 국회에 따르면 지난 24일 국회 교육위원회는 전체회의에서 '교육환경 보호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대안)'을 의결했다. 재석 의원 12명 중 8명 찬성, 4명 반대로 가결됐다.

개정안은 학교장이 교육환경보호구역 내에 신고된 집회·시위가 출신 국가, 출신 지역, 출신 민족, 인종, 피부색 등을 이유로 특정 개인이나 집단을 비하·모욕·차별할 목적의 옥외집회와 시위라고 판단하면 해당 시위에 대해 금지 또는 제한 통고 등 필요한 조치를 경찰에 요청할 수 있게 했다. 현행 교육환경보호구역은 학교 경계로부터 200미터 범위를 뜻한다.

소음이나 욕설의 반복적 사용 등으로 학생의 학습권을 현저히 침해할 우려가 있는 경우에도 학교장은 경찰에 집회 금지나 제한 통고를 요청할 수 있다. 경찰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이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하며, 조치 결과를 이틀 안에 학교장에게 통보해야 한다.

아울러 교육부 장관과 교육감은 경찰이 교육환경정보시스템을 열람해 해당 장소가 교육환경보호구역인지 확인할 수 있도록 협조해야 한다.

그동안 경찰은 학교 인근 집회·시위를 별도로 분류하지 않았고 학교장에게 관련 사실을 통보할 의무도 없어 학교 현장에서 혐오 시위에 사실상 대응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실제 지난해 서울 지역 학교 인근에서는 혐오 시위가 잇따르며 학생들의 학습권은 물론 정서 발달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우려가 나왔다. 다문화 학생 비율이 높은 서울 구로구의 한 학교 인근에서는 혐중 시위가 열렸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는 소녀상이 설치된 학교 앞에서는 소녀상 철거를 요구하는 집회가 벌어졌다.

당시 구로구 한 학교 교장은 구로경찰서장과 구로구청장에게 긴급 서한을 보내 '주민과 학생들에게 혐오와 차별은 심각한 상처'라며 집회를 막아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다만 일부 야당 의원들은 '출신 국가·지역·민족·인종·피부색 등을 이유로 집단을 차별·모욕·비하하는 목적의 행위'를 교육환경보호구역 내 금지 행위로 규정한 조항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있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개정안은 앞으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심사와 본회의 상정·의결 절차를 남겨두고 있다.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는 학교에서 실질적인 혐오 시위 제한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ch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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