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송환된 '마약왕' 박왕열…'환전소 살인범'처럼 최종인도 되나

사회

뉴스1,

2026년 3월 26일, 오후 04:41

필리핀에서 복역 중이던 이른바 '마약왕' 박왕열(48)이 25일 한국으로 송환, 인천국제공항에서 이송되고 있다. (공동취재) 2026.3.25 © 뉴스1 안은나 기자

필리핀에서 한국인을 살해해 현지 교도소에 복역하면서도 우리나라로 마약을 유통하며, 이른바 '마약왕'으로 불린 박왕열(48)이 한국으로 송환됐다.

다만 필리핀에서의 형기가 종료되지 않아 임시인도 형태로 신병을 넘겨받은 상황이라, 과거 '안양환전소 살인사건' 범인 최세용과 김정곤처럼 '최종인도' 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6일 정부에 따르면 박왕열은 필리핀의 한 교도소에 수감됐다가 현지 당국의 협조로 임시인도 절차를 밟아 전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한국으로 송환됐다. 이후경기북부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로 압송돼 조사를 받고 있다.

박왕열은 지난 2016년 10월 필리핀의 한 사탕수수밭에서 한국인 3명을 살해한 혐의로 현지 수사기관에 체포됐다. 이후 2022년 필리핀 법원은 그에게 장기 징역 60년, 단기 징역 52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박왕열은 필리핀 교도소에 복역하면서도 휴대전화를 자유롭게 사용하며 텔레그램을 통해 한국으로 필폰, 엑스터시, 케타민 등 다량의 마약을 유통한 의혹을 받으며, 우리 수사당국의 용의선상에 올랐다.

이후 법무부·외교부·국가정보원·검찰청·경찰청 등으로 구성된 '범정부 초국가범죄 특별대응 태스크포스'(TF)는 필리핀 당국과 임시인도 보증 조건을 협의해 마약 유통 등 혐의에 한정해 박왕열을 임시인도 받기로 합의했다.

다만 현재 양국은 박왕열이 우리나라에서 수사·재판을 받고 나면 필리핀으로 복귀해 남은 형기를 채워야 한다는 조건으로 임시인도 절차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왕열이 한국에서 유죄를 선고받더라도 필리핀으로 재송환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우리 당국은 향후 '최종인도'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양 환전소 살인사건 및 필리핀 연쇄 납치사건 피의자 김성곤이 한-필리핀 범죄인인도조약에 따라 2015년 5월 1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국내로 송환됐다. 2015.5.13 © 뉴스1

전례도 있다. 법무부는 지난 2017년 태국으로부터 '안양환전소 살인사건'의 범인 최세용을 최종인도 받았다.

최세용은 지난 2007년 경기 안양시의 한 사설 환전소에서 직원을 살해한 뒤 1억 8500만 원을 훔치고 필리핀으로 도주한 혐의를 받았다. 그는 필리핀에서 가서도 2008~2012년 무렵 한국인 관광객을 납치·감금하기도 했다.

이후 최세용은 2012년 태국에서 밀입국 협의로 검거됐고, 태국법원에서 징역 9년 10개월을 선고받았다. 우리 정부는 태국과의 협의 끝에 2013년 최세용을 임시인도 받았다.

4년간의 임시인도 기간 최세용는 우리 법원에서 무기징역이 확정됐고, 우리 정부는 여죄 수사와 형 집행 필요성을 강조해 태국으로부터 최종인도 결정을 받아냈다.

환전소 살인사건 공범인 김성곤도 지난 2015년 필리핀으로부터 임시인도됐다가, 지난해 10년 만에 최종인도 결정이 내려졌다.

두 범죄인에 대해 우리 정부는 재송환 과정에서 벌어질 수 있는 추가 도주 우려 등을 강조해 상대국의 협조를 얻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박왕열의 경우 필리핀 교도소에서 두 차례나 탈옥하고 내부에서 '호화생활'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만큼, 우리 정부는 이런 점을 근거로 최종인도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앞선 사례와 달리 박왕열은 잔여 형기가 수십 년에 달해 이 부분은 협상에서 어려운 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필리핀에서 최종 인도받은 김성곤은 잔여형이 4년 안팎이었지만, 박왕열은 필리핀 법에 따라 아무리 긴 징역형을 선고받더라도 최장 40년이 징역의 상한인 점을 감안하면 30년 이상의 형기가 남았다.

이와 관련해 법무부 관계자는 "이제 막 국내 수사와 재판이 시작된 단계라 섣불리 (최종인도를) 말하긴 어렵다"며 "추후 필리핀 법무부나 정부와 협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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