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계단에서 열린 2035 온실가스 감축 목표 65%를 위한 시민집중행동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온실가스 감축률 최소 65% 설정을 촉구하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2018년 대비 50~60% 감축 범위에서 2가지 안을 제시했다. 2025.11.6 © 뉴스1 이승배 기자
헌법재판소의 탄소중립기본법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국회가 추진 중인 공론화 절차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토론회 개최를 앞두고 의제 설정을 둘러싼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시민참여를 통한 입법 보완이라는 취지와 달리, 감축 경로를 둘러싼 이견이 충돌하며 공론화의 정당성 논란까지 번지는 양상이다.
26일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 공론화위원회 등에 따르면 28일 340명 규모 시민대표단이 참여하는 첫 공론화 본토론회가 열린다. 대표단에는 미래세대를 대표하는 10대 40명이 포함됐다. 토론회는 28일과 29일, 4월 4일과 5일 등 총 4차례 실시된다.
이들은 감축목표와 감축경로, 이행방안 등 3대 의제를 중심으로 4차례에 걸쳐 숙의를 진행하고, 최종적으로 '탄소중립법 개정 권고문'을 도출할 예정이다. 해당 권고문은 향후 국회 법 개정 과정의 핵심 기준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이번 공론화는 2024년 8월 헌법재판소가 탄소중립기본법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데 따른 후속 조치다. 당시 헌재는 2030년 이후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은 것이 미래세대에 부담을 전가해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국회는 시민 참여를 통해 감축 경로와 목표를 재설정하는 공론화 절차에 착수했다.
다만 본격적인 토론회 시작을 앞두고 의제 설정을 둘러싼 갈등이 첨예하다. 공론화위원회가 시민대표단 숙의 문항에 '볼록감축경로'를 포함하기로 결정하자, 의제숙의단 참여자 일부가 반발하며 집단 사퇴에 나섰다.
의제숙의단 참여자 8인은 25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동 사퇴를 선언했다. 이들은 "미래세대에 부담을 전가하는 위헌적 감축 경로를 시민 선택지로 제시해선 안 된다는 의견이 다수였음에도 공론화위원회가 이를 뒤집었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된 '볼록감축경로'는 초기 감축을 늦추고 목표 시점에 가까워질수록 감축량을 급격히 늘리는 방식이다. 비판 측은 이 경로가 단기 부담을 줄이는 대신 장기 부담을 미래세대에 전가하는 구조라고 보고 있다.
절차적 문제 제기도 이어졌다. 사퇴자들은 공론화 준비 과정이 촉박하게 진행되면서 시민대표단 구성과 자료 검토, 의제숙의단 논의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위헌적 선택지를 전제로 한 공론화는 민주적 숙의가 될 수 없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번 사퇴 사태로 공론화 절차의 정당성과 숙의의 질을 둘러싼 논쟁은 더욱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시민대표단 토론회가 예정대로 진행될 경우, 감축 경로 설정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이 공론장 안에서 본격적으로 표출될 가능성도 크다.
ace@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