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 떼고 노출 사진…`왁싱숍 위장` 불법 업소 성행

사회

이데일리,

2026년 3월 26일, 오후 05:41

[이데일리 석지헌 기자] 건전한 미용 시술인 ‘제모’를 내세우면서도 실제로는 간판 없이 은밀하게 유사 성행위를 제공한다는 의혹을 받는 ‘변종 왁싱숍’이 확산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이들은 단속을 피하기 위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이용한 예약제 등 폐쇄적 방식으로 운영하면서 법망을 교묘히 피해 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SNS 상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왁싱숍 계정. 노출이 심한 복장을 입은 사진들이 다수 게재돼 있다. (사진= 인스타그램)
26일 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X’(옛 트위터)와 ‘스레드’ 등 SNS를 중심으로 특정 지역을 거점으로 한 변종 왁싱숍들이 성업 중이다. 이들 업소는 시술자가 노출이 심한 복장을 착용한 채 시술하는 영상을 게시하며 ‘감성 왁싱’·‘트리트먼트’·‘힐링 테라피’ 등의 용어로 고객을 유인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러한 용어가 전형적인 변종 영업의 수법이라고 지적한다. 통상적인 왁싱숍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트리트먼트’나 ‘관리’ 등의 명목으로 유사 성행위를 암시하는 옵션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특히 “간판을 달 필요를 못 느낀다”며 오피스텔 등지에서 간판 없이 운영하는 행태는 현장 단속을 회피하기 위한 전형적인 수법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일반적인 미용업소와 달리 외부 노출을 최소화해 행정당국 및 경찰의 단속망을 피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런 영업이 만연해지면서 실제 정상적인 영업을 하는 업주들이 피해를 입는다는 점이다. 과거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여성이 혼자 왁싱숍을 운영할 때 겪는 실상’을 폭로해 큰 반향을 일으켰던 유튜버이자 마케터 도파민선(본명 김선) 씨는 “유튜브 콘텐츠 제작 당시 수위 조절을 위해 순화하면서 밝힌 내용보다 실제 현장은 훨씬 더 심각한 상황”이라며 불법 업소들이 만든 왜곡된 인식이 업계 전체를 오염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씨는 과거 지인의 왁싱숍 운영을 도울 당시 일주일에 한 번꼴로 유사 성행위 가능 여부를 묻는 메시지를 받았다고 했다.

그는 “단순 문의를 넘어 현장에서 갑작스럽게 신체를 노출하거나 부적절한 행위를 하는 등 왁서를 인격체가 아닌 성적 도구로 취급하는 사례가 빈번했다”며 “불법 영업을 지속하는 소수 매장 때문에 전문 기술을 연마해 정직하게 운영하는 1인숍 원장들까지 ‘안 되면 찔러나 보자’ 식의 성적 요구를 당연하게 견뎌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고 지적했다.

법조계와 전문가들은 이러한 변종 업소들이 적발되더라도 처벌이 가볍다는 점을 근본적인 문제로 꼽는다.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이나 공중위생관리법 위반 등으로 적발되더라도 실상은 벌금형에 그치거나 명의를 변경하는 이른바 ‘간판 갈이’, 혹은 지역을 옮겨 영업을 재개하는 경우가 많아서.

한 법무법인 변호사는 “불법 변종 업소들은 이른바 ‘바지사장’을 내세워 벌금형이나 집행유예로 단속을 피한 뒤, 실형 위기에 처하면 다시 명의를 변경해 영업을 지속하는 ‘꼬리 자르기’ 식 구조를 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씨는 “불법 업주들에게 영업 정지나 가벼운 벌금 수준을 넘어선 실효성 있는 법적 대응과 강력한 행정 처분을 해야 한다”며 “유사 성행위를 유도하는 마케팅에 동조하고 서비스를 구매하는 수요층에 대해서도 엄격한 법적 조치가 있어야 공급과 수요의 고리를 끊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방자치단체와 경찰의 유기적인 단속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미용업으로 신고된 왁싱숍이 성매매의 통로로 악용되는 상황에서 지자체의 상시 점검과 경찰의 기획 수사가 병행되지 않으면 불법 업소의 ‘주택가 침투’를 막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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