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질병관리청)
연구에 따르면 시각-공간 인지능력이 먼저 저하된 환자는 기억력 저하가 먼저 나타난 경우보다 치매 위험이 7.3배, 전두엽 기능 저하가 먼저 나타난 경우보다 3.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단순히 인지기능 저하 여부가 아니라, 어떤 기능이 먼저 떨어지는지가 치매 진행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보여준다.
파킨슨병은 떨림과 경직, 느린 움직임 등 운동증상이 대표적인 퇴행성 뇌질환이지만, 인지기능 저하 역시 흔하게 동반된다. 전체 환자의 약 40%가 발병 후 10년 이내 치매로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조기 위험 예측이 중요한 과제로 꼽혀왔다. 그러나 기존에는 인지기능 저하 양상이 다양하고 기전이 복잡해 어떤 변화가 치매로 이어지는지 명확히 규명되지 못했다.
이번 연구는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단일 시점의 검사 점수가 아니라 인지기능 저하의 ‘순서’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인지검사 데이터를 기반으로 환자를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눠 비교했으며, 그 결과 시각·공간 기능이 먼저 저하되는 경우 치매 위험이 가장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영상 검사에서도 동일한 경향이 나타났다. 시각-공간 인지능력이 먼저 떨어진 환자에서는 관련 뇌 영역의 기능 저하와 도파민 감소가 더 뚜렷하게 관찰됐다. 이는 인지기능 변화와 뇌의 생물학적 변화가 함께 진행된다는 점을 뒷받침하는 결과다.
연구를 주도한 세브란스병원 신경과 정석종 교수는 “인지저하가 나타나는 순서를 기반으로 치매 위험을 분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초기 시각-공간 기능 장애 환자를 고위험군으로 선별해 맞춤형 치료와 관리 전략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립보건연구원은 이번 연구 결과를 토대로 고위험군 선별 기준을 확대·검증하고, 이를 예방 및 관리 전략으로 연계하는 후속 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파킨슨병 환자의 치매 진행을 조기에 예측하는 것은 삶의 질 향상에 매우 중요하다”며 “이번 연구는 인지기능 변화 양상을 기반으로 한 정밀 의료 접근의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