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사태 장기화로 국제유가 급등세가 이어진 30일 서울 시내의 평균보다 저렴한 주유소를 찾은 운전자들이 주유를 하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기준 서울 평균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927.59원, 경유는 1902.92원을 기록했다. © 뉴스1 이호윤 기자
"2년 전 '전기차 아직 이르다'던 지인들, 지금은 부러워해요."
2차 정유사 공급가격 상한제(최고가격제) 시행 나흘째인 30일 기름값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운전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반면 전기차와 LPG 차량 운전자들은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으며 차종별 체감 격차가 뚜렷해지고 있다.
이날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리터(L)당 1800원대 후반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갔고, 서울 일부 주유소에서는 2000원이 넘는 곳도 나왔다. 그러나 전기차 운전자들은 연료비 부담에서 한층 자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지난달 22일 테슬라 모델 Y로 바꾼 박상혁 씨(34)는 "이전 차량이 제네시스 G70 2.5T였는데 기름값 1500원대 시절 한 달 주유비가 30만~40만 원 나왔다"며 "전기차로 바꾸고 나서는 최소 20만~30만 원은 절약되고 있다. 현재 충전비는 10만 원 정도"라고 밝혔다.
이어 "한 달에 2000㎞를 타는데 같은 조건에서 비용 부담이 확실히 줄었다"며 "요즘 기름값 상황을 보면 바꾸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주변에서도 부러워한다"고 전했다.
2024년 6월 테슬라 모델 Y를 구매했다고 밝힌 정 모 씨(38)는 "이전 주유비와 비교하면 체감상 10분의 1도 안 드는 수준"이라며 "과거 주유할 땐 한 번에 5만 원씩 내다보니 돈이 빠져나간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지금은 충전비가 1만 원 내외라 그런 부담이 없다"고 설명했다.
또 정 씨는 "기름값 상승 상황에도 별다른 체감이 없다. 주변에서 '기름값 걱정 없겠다'며 부러워하기도 한다. 처음 차를 살 땐 '아직 이르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지만 지금껏 후회한 적 없다"고 덧붙였다.
체육관 운행용으로 LPG 차량을 두 대 운행하는 이 모 씨(32)는 "작년 같은 시기와 비교해 기름값에 큰 변화가 없다. 여전히 3~4일에 한 번씩 주유하고 있다"며 "기름값 부담으로 개인 차는 놔두고 체육관 차를 이용해 출퇴근 중"이라고 했다.
택시 업계에서도 같은 흐름이 이어졌다. 현대 아이오닉5를 운행하는 이강섭 씨(72)는 "3년 전 전기차로 바꿨다. LPG 차를 탈 때는 한 달 연료비가 60만 원 정도였지만 지금은 12만~13만 원 수준으로 줄었다"고 했다.이 씨는 "하루 운행하고도 전기 연료가 남는다"며 "기름값이 오르든 말든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LPG 택시 기사 구춘 씨(62) 역시 "LPG는 가격이 크게 오르지 않아 운행에 지장을 주지 않는다"고 했다.
실제 LPG 가격도 상승세지만 인상 폭은 제한적이어서 휘발유·경유 대비 체감 부담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전기차 충전 요금은 전기요금과 충전사업자 정책에 따라 결정돼 단기 가격 변동성이 낮다. 최근 전기요금 인상 영향으로 완만한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휘발유처럼 급격한 상승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유가 상승은 차량 선택에도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 2월 전기차 신규 등록 대수는 3만 5693대로 집계됐다.
다만 고유가가 전기차 수요를 직접적으로 견인하는 요인으로 보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유가 변동성이 커지면서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라며 "전기요금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반면 유류 가격 변동은 커 일부 전환 수요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전쟁 장기화나 고유가가 시장 전체에 큰 영향을 주거나 실제 구매 증가의 결정적인 요인으로 보긴 어렵다"며 "전기차 시장은 여전히 정부 보조금에 크게 의존하는 구조"라고 전했다.
sby@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