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혈아동 보호시설서 성폭력·학대"…3기 진화위에 진실규명 신청

사회

뉴스1,

2026년 3월 30일, 오후 03:06

TRACE 해외입양·아동인권 진실규명연대가 30일 오후 서울 중구 3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 중인 모습. 2026.3. ©30 뉴스1 유채연 기자

강제입양 및 아동 학대 피해를 겪은 혼혈인 피해자 5명은 30일 "수많은 혼혈인이 해외입양에 내몰리게 됐는지 국가의 책임을 낱낱이 밝힌 것을 촉구한다"며 3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에 진상규명을 신청했다.

TRACE 해외입양·아동인권 진실규명연대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구 3기 진실화해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단체는 이날 과거 혼혈아동 보호시설 '성원선시오의집'로 보내졌던 5명에 대한 인권침해 진실규명을 신청했다.

성원선시오의집은 인천 부평에 위치한 혼혈아동 보호시설로 신청자들에 따르면 1970년대 중반부터 1982년 사이 원장이었던 메리놀회 김원선시오 신부는 혼혈아동들에게 상습 성폭행·폭력을 행사했다. 단체는 해당 시설에서 피해를 겪은 아동이 수천 명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진실규명을 신청한 미키 플리펜 KAMRA 코리아 대표는 "홀트에서 사회복지사라는 여자가 집을 찾아왔다. 우리를 미국으로 보내라고 하자 엄마는 펄쩍 뛰었지만 여자는 매주 와서 왜 이런 고생을 애들한테 시키냐고 비난했다"며 "(성원선시오의집에선) 무서운 신부에게 끌려가고 싶지 않아 남자아이들도 밤에 스크럼을 짜고 잤다"고 했다.

그는 사회복지기관의 압박에 언니가 미국으로 입양을 갔다 양부모에게 폭력을 당했고, 어머니는 충격으로 돌아가셨다며 "엄마 묘가 너무 보고 싶어 한국에 돌아왔지만 울지 못했다. 그 후로 20년간 한 번도 울지 못했는데 오늘은 울고 있다"며 눈물을 흘렸다.

신청자들은 "국가와 사회복지기관이 혼혈아를 색출하고 집을 알아내 가정을 방문했다"며 "친모들은 혼혈아를 모조리 미국으로 보내겠다는 정부의 결정, 사회복지기관의 끈질긴 압박, 그리고 사회적 차별과 학대를 이기지 못해 자녀와 생이별을 강요당했다"고 했다.

관련해 신청자 A 씨는 "가족은 홀트와 정부 관계자들의 지속적인 압박과 괴롭힘 때문에 나를 포기하고 미국으로 입양 보내기 위해 고아원에 맡기게 됐다"며 "그곳에서 11살 때부터 킨 신부에게 지속적으로 성적 학대를 당했는데 미국 입양 직전까지 계속됐다. 입양모 역시 내가 20살 될 때까지 학대했다"고 증언했다.

이들은 "과거 수많은 청산되지 못한 역사가 있지만 그중 가장 취약하고 드러나지 않았던 부분이 아동과 여성 인권"이라며 "해외 입양이라는 그럴싸한 말로 70년 동안 버려진 아이들 무려 20만 명 이상으로 추정되며 공식 통계가 아니기 때문에 더 많은 숫자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진실규명 신청을 통해 혼혈 해외입양인들이 '버려진 아이들'이 아닌 '대한민국의 국민'이었음을 확인받고자 한다"며 해외입양 및 집단수용시설 인권침해 조사 전담국 설치와 혼혈입양인에 대한 국가의 공식 사과, 피해자들을 위한 실질적 회복과 지원 방안 마련 등을 촉구했다.

kit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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