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라면 뭔들"…권성동, 법정서 한학자에 큰 절 인정

사회

이데일리,

2026년 3월 31일, 오후 06:44

[이데일리 성가현 기자] 김건희 여사에게 통일교 현안 청탁 대가로 금품을 제공하는 데 관여한 혐의를 받는 한학자 통일교 총재 재판에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권 의원은 이날 통일교 측과 접촉한 데 대해 대통령 선거 때 종교단체와 접촉하는 것은 의례적인 일이라는 취지로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 총재를 만나 큰 절을 한 것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내보였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과 한학자 통일교 총재 (사진=연합뉴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우인성)는 31일 정치자금법·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한학자 통일교 총재의 속행 공판을 열었다. 이날 한 총재는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한 총재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 등과 공모해 2022년 10월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으로부터 경찰의 도박 관련 수사 정보를 전해 듣고 관련 증거를 인멸한 혐의 등을 받는다. 2022년 4~7월 통일교 단체 자금 1억4400만원을 국민의힘 소속 의원 등에게 쪼개기 후원한 혐의,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통해 김 여사에게 고가 목걸이와 샤넬 가방을 전달하며 교단 현안 청탁에 관여한 혐의 등도 있다.

권 의원은 이날 오후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권 의원은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 현안 관련 청탁 대가로 불법정치자금 1억원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권 의원은 2021년 12월 29일 윤 전 본부장과 서울 여의도의 한 중식당에서 만난 경험에 대해 증언했다. 권 의원에 따르면 윤 전 본부장은 통일교 행사 ‘한반도 평화서밋’에 윤석열 당시 대통령 후보가 참석해 줄 것을 제안했다. 그러나 권 의원은 통일교에 대한 세간의 인식이 좋지 않아 참석하기가 어려울 것 같다는 취지로 답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누군가 우리 당에 대선 자금으로 30억~40억을 지원해 주겠다고 의사표시를 해 깜짝 놀랐다”며 “이에 지금은 그런 시대가 아니고 과거에 우리 당이 대선 자금과 관련해 곤욕을 치렀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표로만 도와주면 된다 한 뒤 먼저 나갔다”며 “15~20분 대화한 것밖에 없다”고 부연했다.

권 의원은 2022년 1월 5일 윤 전 본부장과 두 번째 만남을 가졌다. 그는 해당 자리에서 윤 전 본부장이 이재명 당시 대통령 후보 측에도 참석 요청을 했으니 안심하고 나오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주장했다.

권 의원은 아울러 이듬달 한 총재를 방문해 큰 절을 한 사실을 인정했다. “우리는 절에 가든 노인정에 가든 설 직후로 방문하면 큰 절로 인사를 드리는 데 그것이 정치인의 기본자세”라며 “한 총재는 80세 노인이고 종교의 수장인데 그런 차원에서 큰 절을 한 거다. 표를 주면 큰 절이 아니라 뭘 못 하겠나”고 했다.

윤 전 본부장과 처음 접촉한 이유에 대해선 “어차피 선거 때가 되면 여야 마찬가지로 모든 종교를 다 접촉한다”며 “종교 지도자들이 말 한마디를 하면 어느 정도 신도들에 영향력이 있고 의견이 반영된다 생각하고 있어 통일교 구성원들이 우리를 지지하게끔 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에 만나게 됐다”고 설명했다.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1억원을 수수했는지 묻는 특검 질문엔 증언을 거부했다. 권 의원은 항소심에서 1억원 수수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한편 권 의원은 당초 이날 재판에 불출석할 계획이었다. 권 의원은 내달 9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항소심 결심기일을 앞두고 있어 준비해야 할 것이 많다는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재판부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날 오전 재판부에서 구인장을 발부하자 오후 재판에 출석했다. 권 의원은 “자발적으로 출석한 것은 아니다”라며 “(재판부의) 구인장 발부로 법을 지켜야 해서 출석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4월 9일 결심 이후 불러주면 반드시 나와서 증언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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