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소원 사전심사 통과 0건…'1호 사건' 등 74건 모두 각하

사회

이데일리,

2026년 3월 31일, 오후 06:57

[이데일리 이지은 기자] 법원의 확정판결을 대상으로 하는 재판소원 제도가 도입된지 3주 차로 접어든 가운데, 청구 사건은 250건을 넘어섰으나 사전심사의 문턱을 넘은 사건은 아직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헌법재판소 깃발. (사진=연합뉴스)
31일 헌법재판소에 따르면 지정재판부는 이날 재판관 평의를 열고 재판소원 사건 총 48건에 대해 각하 결정을 내렸다. 지난 24일 첫 사전심사에서 26건에 이어 이날까지 총 74건에 대해 모두 소송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본 것이다.

지난 12일 재판소원 제도 시행 이후 30일 자정까지 누적 접수된 사건은 총 256건이다. 23일 자정 기준 건수(153건)와 비교하면 7일 새 153건이 더 접수되는 등 청구 건수는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실질적인 위헌 여부를 가리기 위해 전원재판부에 회부된 ‘1호 본안 사건’은 단 한 건도 나오지 않았다. 현재까지 접수 사건 중 약 30%가 본안 심리 단계에 올라가지 못하고 각하된 상태다.

두 번째 사전심사의 각하 사유별로 보면 청구 사유 미비가 34건으로 가장 많았고 △청구기간 도과 11건 △기타 부적법 7건 △보충성 흠결 1건 순이었다. 각하 사유가 중복된 경우도 5건 있었다.

헌재는 ‘2026헌마659’ 등 청구 사유를 충족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각하한 다수 사건들의 결정문에 “그 실질이 개별적·구체적 사건에서 법원의 사실인정 또는 증거의 평가, 법률의 포섭·적용의 당부를 다투는 것이거나 재판결과에 대한 단순한 불복에 불과해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이 법원의 재판으로 인해 침해됐음이 명백하다는 사정이 소명되지 않았다면 헌법재판소법이 정한 청구 사유를 구비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명시했다.

이밖에도 △사실오인과 법리오해로 재산권 침해 주장(2026헌마663) △심리불속행으로 재판청구권 침해 주장(2026헌마665) △위법수집증거로 기본권 침해 주장(2026헌마750) △헌재 결정에 반해 표현의 자유 침해 주장(2026헌마810) △종교단체 차별로 종교의 자유 및 평등권 침해 주장(2026헌마833) 등 기존 소송 과정의 쟁점을 다투는 취지의 주장들은 모두 재판소원의 청구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배척됐다.

기존의 다른 위헌 결정들을 근거로 자신의 재판이 헌재 결정에 반한다고 주장한 2026헌마687 사건의 경우 “위헌 또는 인용 결정들은 국가기술자격법이나 군인연금법 등에 관한 것으로 해당 사건의 근거 조항에 대한 위헌 결정이 아님이 명백하다”며 “시행령 조항에 대하여 위헌적 해석을 함으로써 헌법상 보장된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였음이 명백하다는 사정이 소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재판 확정일로부터 30일 이내’라는 청구 기간을 지키지 못한 사례는 11건이다. 재판소원 1호 사건이었던 시리아 국적 외국인 모하메드(가명)의 ‘강제퇴거명령 및 보호명령 취소 사건’도 같은 이유로 각하됐다. 청구인은 법 개정 전에는 재판소원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으나 헌재는 “청구인이 주장하는 사유만으로는 청구기간 도과에 있어 정당한 사유가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상고를 포기하거나 즉시항고 등 법원이 정한 다른 법률적 구제 절차를 생략한 2026헌마796 사건 등에 대해서는 보충성 원칙 위반을 적용했다.

헌법재판관 3명으로 구성된 지정재판부는 헌재법 72조에 따라 헌법소원 사건을 사전 심사하는 역할을 한다. 이 중 재판소원은 15년 안팎 경력의 헌법연구관 8명 규모로 꾸려진 전담 사전심사부가 사전심사를 보좌한다.

헌재에 재판소원 사건이 접수되면 지정재판부가 법적 요건을 갖췄는지 판단하는 절차를 거친다. 청구가 부적법하다고 판단할 경우 본안 심리 없이 각하한다. 헌재법상 청구 이후 30일 이내 각하 결정이 없으면 본안에 회부한 것으로 간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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