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부터 약물의 영향으로 정상적으로 운전하지 못할 우려가 있는 상태에서 자동차 등(개인형 이동장치 제외) 또는 노면전차를 운전한 사람은 도로교통법 제45조 제1항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여기서 말하는 약물은 다만 이러한 약물은 마약류·대마나 향정신성의약품에 한정된다. 경찰의 약물 측정 요구를 거부해도 처벌받으며 면허가 취소될 수 있다. 또 약을 먹고 운전하면 처벌되는 것이 아니라 ‘운전할 수 없다고 판단되는 상황’이면 처벌된다.
특히 감기약 등 졸음 등을 유발하는 약물 복용 후 졸음 운전으로 걸리거나 사고를 낼 경우 30만원의 벌금을 부과한다. 경찰 관계자는 “감기약을 먹어도 강력 처벌된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과로·질병으로 인해 정상적으로 운전하지 못할 우려가 있는 상태에서 자동차를 운전하면 30만원의 벌금 혹은 구류에 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의료진도 어떤 약이 위험한 지 판단 어려워
문제는 어떤 약을 복용하고 운전하면 안 되는지 환자뿐만 아니라 의사·약사 등 의료진도 판단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일반적인 의약품뿐만 아니라 마약류나 향정신성의약품도 부작용에 대한 개인차가 심하고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는 농도 기준 등 근거가 빈약해서다.
특히 시중에 유통 중인 약 종류가 많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현재 국내 의약품 종류만 2만 품목에 달한다. 또한 약 투여 이후 나타나는 효과의 수준에는 개인차가 있을 뿐만 아니라 졸음 등의 부작용이 발생하는 농도나 이러한 효과가 점차 사라지는 약물 반감기 등에 대한 근거도 부족하다.
환자 입장에서는 어떤 약을 먹고 운전하면 안 되는지, 스스로 운전할 수 있는 상태인지 판단하기가 상당히 어렵다. 운전 전에는 괜찮더라도 간헐적으로 졸음이나 시야 흐림 증상 등이 발생하면 언제 운전을 멈춰야 할지 알기 어렵다. 심지어 본인이 이를 자각하지 못할 수도 있다.
이로 인해 일선 약국에서는 복약 지도가 어렵다는 의견이 나온다. 약사 A씨는 “환자마다 약물 감수성이 다르지만 ‘운전하지 마세요’라는 말로만 복약 지도를 할 수밖에 없다”며 “약을 먹고 언제 운전할지 여부도 환자 본인이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만약 운전하지 말라는 내용의 복약 지도가 없었거나 불충분했다면 약사에게도 책임이 있을 수 있다. 이와 관련해 보건복지부는 복약 지도 항목에 ‘운전·기계 조작 등 일상생활 위험성’ 내용을 포함한 약사법 시행규칙을 행정예고했다.
대형 로펌 소속 B 변호사는 “약사가 복약지도를 하지 않은 상태로 운전자가 약물 투여 후 운전했다는 인과관계를 입증해야 한다”며 “약사 책임은 이론적 가능성만 있을 뿐 실제 처벌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2024년 12월 관악경찰서 경찰관들이 서울 관악구 서울대입구역 인근 도로에서 음주약물운전 단속을 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제약사 역시 환자 안전성 고지 의무를 지키지 않을 경우 법적 책임이 있을 수 있다. 대마나 마약류, 향정신성의약품은 운전하지 말아야 한다는 법적 규제가 있는 반면 운전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다른 약물들은 의약품 첨부 문서에 운전 금지 등의 주의 사항이 명확히 기재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
특정 약을 먹어도 운전이 가능하다는 표시를 남기려면 추가 연구나 임상이 필요하고 약물 농도 기준도 확립해야 한다. 오리지널 약을 복제해 제조하는 국내 제약사 입장에서는 추가 임상을 진행할 동력과 자금이 부족해 난감한 상황이다.
B 변호사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기준을 마련하고 정부가 책임 범위를 명확히 하고 시행해야 한다”며 “그 이전에 ‘약 복용 후 운전을 조심하자’는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