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 청장은 이날 질병청 유튜브 채널 ‘아프지마TV’에 출연해 이같은 내용을 포함해 국민과 소통하는 기회를 가졌다. 사전에 접수된 약 600건의 질문을 비롯해 현장에 참여한 국민소통단과 유튜브를 통한 실시간 질문까지 받아 답변이 이뤄졌다. 백신과 바이러스 등 국민 관심이 높은 주제는 물론, 항생제 내성이나 진드기 감염병처럼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건강 문제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다음은 질병관리청장의 주요 답변을 일문일답 형식으로 정리한 내용이다.
-질병청에서는 앞으로 어떤 감염병이 돌지 예측할 수 있나. 어떤 정보를 가지고 판단하나.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예측하는 건 정말 어렵고, 정확도도 낮다. 그러므로 보유한 데이터를 가능한 한 빠르게 분석하고 판단하는 게 필요하다. 질병청은 최근 어떤 세균이 늘고 있는지 그물망처럼 데이터를 모은 후, 경험과 능력치를 갖춘 임상전문가들이 시나리오를 만든다. 이후 AI 모델링을 결합해 시나리오를 만든다. 이른바 ‘앙상블 허브’를 통해 도출된 결과를 정책에 반영하는 예측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해외 바이러스가 우리나라에 유입될 가능성을 판단하는 기준이 있나.
△감염병 대응의 출발점은 정보다. 세계보건기구와 같은 국제기구, 해외 보건당국, 재외공관 등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수집한다. 이후 두 가지 축을 놓고 그 감염병을 평가한다. 하나는 그 감염병이 사람 간에 얼마나 쉽게 퍼지는지, 즉 전파력이다. 다른 하나는 감염됐을 때 얼마나 치명적인지다. 새로운 감염병 뉴스나 해외 상황 변화가 발생하면 수시로 재평가하고, 위험도가 높아질 경우 그 결과를 정책에 반영한다.
-코로나 백신에 곰팡이가 들었다는 보도가 나와 논란이 있었다. 안전성 문제 없나.
△우선 국민이 곰팡이 백신을 1420만회 접종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 백신 1285병에서 이물이 발견됐으며, 이 병들과 같은 공정에서 동일한 제조번호로 만들어진 백신이 1420만병이라는 의미다. 이물이 발견된 1285병은 의료기관에서 확인하고 즉시 폐기됐다.
1285병 중에서도 유해 이물은 소수에 그친다. 곰팡이 1건, 머리카락 2건, 이산화규소 106건 검출 등이다. 이마저도 제조공정상의 오염이 아니라 주사침을 바이알에 꽂은 후 사후 오염되는 등의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즉 공장 전체가 오염됐다기보다 특정 단계에서 개별적으로 섞인 경우라는 의미다. 백신 자체의 제조 공정이나 원액의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볼 수 있다.
이번 사례에서의 문제는 어떤 상황에서 접종을 중단해야 하는지에 대한 기준과 대응 절차가 충분히 정비돼 있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 점을 깊이 반성하고 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책임감을 갖고 관련 기준과 절차를 강화하겠다.
발언하는 임승관 질병관리청장 (사진=뉴시스)
△백신과 치료제 대부분은 의료계와 바이오기업 등 민간 영역에서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국가가 중심이 돼 개발하는 경우는 따로 있다. 공공보건과 직결되거나 보건안보 차원에서 반드시 대비가 필요한 질병이 그 대상이다. 두창이나 탄저균처럼 생물테러에 활용될 수 있는 감염병은 언제 발생할지 알 수 없고, 시장성도 크지 않다. 이 경우 정부가 직접 기획하고 예산을 투입해 협력 방식으로 개발을 추진한다. 실제로 탄저백신은 유전자 재조합 플랫폼을 활용해 개발돼 사용이 시작됐고, 차세대 두창백신도 개발이 진행 중이다. 이 밖에도 조류인플루엔자 백신, 니파바이러스, 진드기 매개 감염병 등 다양한 백신 개발을 정부가 지원하거나 국제기구, 대학, 바이오기업과 협력해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질병 예방을 위해 무료예방접종사업 확대가 필요한데 앞으로 어떻게 확대할 방침인가.
△올해부터 사람유두종바이러스 예방접종 대상을 남성 청소년까지 확대한다. 기존 여성 중심에서 남성까지 범위를 넓힌 것이다. 인플루엔자 예방접종도 만 13세에서 만 14세까지 확대 지원한다. 다만 노인 대상포진은 아직 국가예방접종에 포함되지 않았다. 집단 보호 효과가 있는지, 생명 보호 측면에서의 우선순위 등을 고려해 결정한다.
-항생제 내성균이 논란이 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줄이기 위해 국민이 할 수 있는 일이 있나.
△고령층이나 면역력이 약한 사람들에게는 항생제 내성균 감염이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사회 전체의 위험 요인으로 이어질 수 있어 ‘조용한 팬데믹’이라고 불린다. 무엇보다 항생제를 올바르게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의사의 처방에 따라 복용해야 하고, 증상이 조금 나아졌다고 해서 임의로 복용을 중단해서는 안 된다. 예전에 처방받았던 항생제를 비슷한 증상이 있다고 해서 다시 복용하거나, 가족이나 지인의 약을 나눠 먹는 행동도 위험하다.
-봄철에 나들이를 많이 간다. 진드기 감염병 예방 방법을 알려달라.
△풀숲에 들어갈 경우 긴팔, 긴바지, 양말을 착용해야 한다. 돗자리 없이 풀밭에 앉는 행동은 피해야 한다. 야외활동 후에는 반드시 샤워를 하고 피부를 확인해야 한다. 발열이 있을 경우 야외활동 이력을 의료진에게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집에서 아이가 아픈데 감기인지 코로나인지 헷갈린다. 감기, 독감, 코로나를 구분하는 방법이 있나.
△증상만으로 판단하는 것은 위험하고 의료기관을 방문해 진료를 받아야 한다. 한 가지 팁은 있다. 의료현장에서는 단순히 증상만 보는 것이 아니라, 해당 시기와 지역에서 어떤 감염병이 유행하고 있는지도 함께 고려해 판단한다. 이를 알면 어떤 질병일 가능성이 높은지 가늠하는 데 도움이 된다.질병관리청도 감시체계를 통해 주 단위로 감염병 유행 양상을 분석해 제공하고 있는 만큼 관련 정보를 참고하는 게 도움이 된다.
백신 접종 전 주사기에 분주하는 의료진 (사진=뉴시스)
△현재 희귀질환 전문기관이 17개 시도 전체에 지정된 것은 아니다. 시도 기준으로 보면 광주, 울산, 경북, 충남 등이 아직 빠져 있다. 올해는 이 가운데 2개 시도에 대해 예산을 확보해 추가로 지정할 계획이다. 어느 지역에 있든 필요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올해는 진단지원 사업의 경우 전문기관에서 직접 검사를 하지 않더라도, 해당 기관을 통해 검체를 중앙센터로 보내 검사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이후 결과를 다시 가까운 지역의 주치의에게 전달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소수 질환을 앓는 환자들이 지역에 따라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질병관리청의 건강통계는 어떻게 수집되고, 정책에 어떻게 활용되나.
△통계는 질병관리청이 감시하고 관리해야 하는 핵심 업무 중 하나다. 대표적으로 국민건강영양조사를 통해 전국 약 4800가구를 표본으로 선정하고, 실제로는 약 1만 명 내외를 조사한다. 이 과정에서 만성질환 여부와 생활습관 등 건강행태는 물론, 혈액검사와 영상검사까지 포함한 포괄적인 정보를 수집한다. 이렇게 축적된 자료는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 등 국가 건강정책 수립의 기초자료로 활용된다. 연령·성별·세대별로 비교하고 시계열적으로 분석해 미래를 예측하는 데에도 쓰이며, 국가 간 건강 수준을 비교하는 지표로도 활용된다.
-인공지능(AI)은 실제 업무에 어떻게 활용되고 있나
△예를 들어 모기 같은 감염병 매개체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활용된다. 기존에는 채집부터 실험실 분석까지 많은 시간과 인력이 필요했지만, AI를 통해 종 분류 효율을 높이고 있다. 또 보건의료 정보가 방대한 만큼,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선별해 국민에게 제공하는 데에도 활용하고 있다.
-AI 가짜뉴스에 대응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잘못된 정보에 노출되기 쉬운 환경이기 때문에 공신력 있는 기관의 정보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질병관리청 공식 자료를 활용하는 것이 도움이 되며, 앞으로는 AI 기술을 활용해 보다 신뢰할 수 있는 정보 제공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