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지난해 10월 12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순직해병 특별검사팀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전 대표는 지난해 7월 15일 서울 서초구 잠원 한강공원에서 차씨에게 자신의 휴대전화를 파손·폐기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순직해병특검팀은 이 전 대표가 김건희 여사와의 친분을 활용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구명로비했다는 의혹을 수사하던 중 해당 장면을 담은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보한 뒤 그를 기소했다. 조사에 따르면 이 전 대표는 휴대전화를 바닥에 던진 뒤 차씨에게 건네 발로 밟게 했고 이후 한강공원 휴지통에 버린 것으로 파악됐다.
재판부는 “증거인멸은 타인의 형사사건에 증거를 인멸한 경우 성립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자신의 범행에는 증거인멸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고인 이종호는 당시 채해병 순직 사건과 관련한 특검 수사 대상자였고 수사 결과에 따라 공범 여부 등 별도의 형사처벌 가능성이 있었다”며 “자신의 형사 책임과 관련된 사안에서 자기 이익을 위해 한 행위는 증거인멸죄로 처벌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특검은 증거인멸교사로 이 전 대표를 기소했지만, 법원은 이 전 대표와 차씨를 공동정범으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공동정범과 교사의 차이는 분업적 역할 분담과 기능적 행위 지배에 있다”며 “범행 당일 함께 이동하며 휴대전화 파손 과정에 공동으로 관여한 점 등을 고려하면 차 씨에게 증거인멸을 교사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시했다.
다만 차씨에 대해서는 “이종호가 채해병 수사외압 사건의 중요 참고인 또는 수사대상자임을 알고 있었고 이 사건 휴대전화가 중요하다고 인식할 수 있었다”며 증거인멸의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이번 판결은 이명현 순직해병 특별검사팀이 기소한 사건에 대한 법원의 첫 판단이다. 앞서 특검은 지난달 6일 이 전 대표에게 벌금 500만원, 차 씨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