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서울고등검찰청·서울중앙지방검찰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자신의 대북 송금 사건을 수사했던 박상용 법무연수원 교수의 답변 도중 발언권을 요청하고 있다. 2025.10.23 © 뉴스1 신웅수 기자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특위)가 3일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구자현 검찰총장 직무대행, 박상용 인천지검 부부장검사 등 법무부·검찰 소속 증인 29명을 무더기 소환하며 포문을 연다.
더불어민주당은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을 둘러싼 검찰의 '허위자백 회유 의혹'과 '연어회 술 파티 의혹' 등에 질문 세례를 퍼부을 전망인데, 검찰은 수사 및 재판 중 사안을 이유로 입을 닫을 가능성이 높다. 법조계에서 "검찰 수뇌부를 줄 세워놓고 망신 주기하는 꼴"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허위자백 회유' 벼르는 與…특위 밖부터 '전쟁'
2일 법조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특위는 3일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기관보고를 진행한다. 총 102명의 증인 중 첫날에만 37명을 소환하는데, 이중 법무부(9인)와 검찰(21인) 증인만 29명이다. 정 장관과 구 대행, 정용환 서울고검장 대행, 박철우 서울중앙지검장 등 수장들도 총출동한다.
이날 특위의 최대 쟁점은 '허위자백 회유 의혹'이 될 전망이다. 특위는 박상용 부부장검사를 비롯한 당시 수사팀과 이정현 수원고검장과 김봉현 수원지검장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연어회 술 파티 의혹' 관련 수원구치소 관계자(3인)도 이날 출석한다.
더불어민주당과 당시 수원지검 수사팀은 이미 치열한 공방을 벌여왔다. 발단은 이화영 전 경기도 부지사 변호인이었던 서민석 변호사가 공개한 통화 녹취록인데, 박상용 검사가 서 변호사에게 허위자백을 전제로 '형량거래'를 시도했다는 게 골자다.
2023년 6월 19일 녹취록에서 박 검사는 서 변호사에게 "실제로 이재명 씨가 완전히 주범이 되고 이 사람(이화영)이 종범이 되는 식의 자백이 있어야 저희가 그거를 할 수가 있고, 그다음에 공익제보자니, 그다음에 보석으로 나가는 거라든지, 추가 영장을 안 한다든지 이런 게 다 가능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당시 구속 상태였던 이 전 부지사에게 수사팀이 '허위자백을 하면 혐의를 공동정범에서 종범으로 낮추고 보석 및 공익제보자 신분 등 혜택을 제공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돼 파장을 일으켰다.
수원지검에서 이 사건 수사를 맡았던 홍승욱 전 지검장과 김영일 전 2차장검사, 김영남 전 형사6부장 등 3명은 녹취록이 공개된 지난달 29일 공동 입장문을 내고 "이 전 부지사에 대한 압박과 회유 등 허위 진술을 종용한 사실이 없다"며 공개 부인했다.
박상용 검사도 페이스북 글과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이 전 부지사 측이 먼저 '정범이 아닌 종범으로 해달라'며 혐의 변경을 해왔다", "정치적 목적으로 녹취록 일부만 짜깁기해 프레임 공격을 하고 있다"며 맞공세를 펴고 있다.
서민석 변호사는 14일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관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구자현 검찰총장 직무대행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3.17 © 뉴스1 이재명 기자
檢 "재판·수사 사안은 답변 어려워" 침묵 전망
다만 떠들썩했던 '외각 공방'과는 달리, 이날 특위의 기관보고는 '맹탕'으로 끝날 공산이 크다는 게 법조계의 시각이다. 구자현 검찰총장 대행 등 검찰 관계자들은 관련 사건에 대한 수사와 재판이 진행 중인 점을 이유로 대부분의 질문에 침묵할 것이란 관측이다.
검찰 안팎에선 "국정조사 자체에 위헌·위법 소지가 크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현행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 제8조는 '국정조사는 계속 중인 재판 또는 수사 중인 사건의 소추에 관여할 목적으로 행사돼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재판과 관련이 없는 내용이라면 적극적으로 답변하고 필요한 내용은 설명하겠지만, 재판이나 수사와 관련된 부분은 답변이 제한되지 않겠나"라고 했다. 다른 관계자는 "재판 중인 사건을 끄집어내 국정조사를 하겠다는 것은 '재판 관여' 의도가 명백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국회의원 출신인 김웅 변호사는 "(수원지검 사안 의혹인데) 특위에 대검찰청, 법무부 증인이 왜 나오냐"면서 "(검찰) 망신 주기 차원으로 (국조가) 가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앞서 정성호 장관은 지난달 25일 페이스북에 "지난 윤석열 정권 당시 정치검찰이 벌인 수사와 기소의 불법성에 대해 끊임없이 의혹이 나오고 있다"면서 "앞으로 국정조사에 성실히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내부에서는 이번 사태에 대해 침묵하고 있는 구자현 대행이 최소한의 '소신 발언'을 내놓아야 하지 않겠냐는 의견이 많다. 검찰 관계자는 "구 대행이 (여당이나 법무부 장관과) 대립각을 세우는 수위까진 아니더라도, 검찰의 생각을 소신 있게 밝힐 것으로 본다"고 했다.
박상용 검사는 지난달 23일 국정조사 계획서가 국회를 통과하자 "이번 국정조사는 '피고인 이재명에 대한 공소취소의 근거'를 만들기 위해 '계속 중인 재판 및 수사 중인 사건의 소추에 관여할 목적'을 위해 이루어지는 것으로서 그 불법성이 명백하다"며 "조직 차원에서 대응해달라"는 검찰 내부망 쪽지를 구 대행에 보낸 바 있다.
dongchoi89@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