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난이도 논란…힘받는 수능 개혁론

사회

이데일리,

2026년 4월 03일, 오전 05:51

[이데일리 신하영 김응열 기자] 지난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 응시한 이지민(19·가명) 양은 작년 12월 수능 성적표를 받아보고 충격을 받았다. 수능 모의평가 때보다 전 영역에서 성적이 1~2등급 하락해서다. 대입 수시모집은 논술전형만 지원했는데 결과가 좋지 않아 정시에 올인하기 위해 수능 대비를 철저히 했다고 생각했지만 결과를 받아보고는 바로 재수를 결심했다.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표가 배부된 작년 12월 5일 울산 중구 다운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수능 성적표를 확인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작년 11월 시행된 2026학년도 수능에선 영어가 특히 어렵게 출제됐다. 1등급을 받은 학생이 전체 응시생 중 3.11%에 그쳐 ‘역대급 불수능’으로 평가받았다. 출제기관 목표 1등급 비율(6~10%)의 최대 30% 수준에 불과했다. 국어과목도 표준점수 최고점이 147점으로 작년보다 8점 상승하며 ‘불수능’으로 평가받았다. 수험생들의 상대적 성취 수준을 나타내는 표준점수는 시험이 어려울수록 상승하며 140점대 중후반이면 어려운 시험으로 분류된다.

이양은 “영어는 전체적으로 다 어려웠고 국어에서는 독서 파트가 특히 어려웠다”며 “특히 마지막 지문인 칸트의 인격 동일성에 관한 지문은 문장 자체를 이해하기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국어 17번 문항에서 제시된 독일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 관련 지문은 수능 이후 논란이 됐다. 수험생만 이해하기가 어려운 수준이 아니어서다. 이충형 포스텍 인문사회학부 교수는 “칸트를 연구하고 있는 나조차도 해당 지문을 이해하는 데 20분이 걸렸다”며 “고등학생이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처럼 수능 난이도 논란이 해마다 반복하면서 수능 개혁론이 불거지고 있다. 수능 도입 취지인 ‘대학에서 수학할 능력이 있는지를 판단하는 시험’에서 한참 벗어났다는 이유에서다. 정근식 서울시교육감 등 현직 교육감 다수도 수능 개편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어 6월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교육감 후보들의 공약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장기 교육정책을 다루는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는 차기 대입제도인 2032학년도 대입 개편안을 담은 중장기 교육발전계획 시안을 10월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국교위가 지난 1월 전국 시도교육청에 전달한 ‘공교육 혁신 보고서’에서는 수능을 5등급제로 전환하는 방안이 담겨 주목을 끌었다. 수능 5등급제는 1등급 기준 점수를 80점 이상, 2등급은 70점, 3등급 60점 등으로 하고 등급별 비중은 20%로 맞추는 방식이다.

서울대 입학관리본부장을 지낸 김경범 서울대 서어서문학과 교수는 “지금의 객관식 중심의 수능이 학생들의 사고력 함양에 적합한가란 의문에서 수능 개혁론이 나오는 것”이라며 “현 수능은 1분 안에 몇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문제 풀이 기술을 기르는 시험이다. 어떻게 사고력을 측정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수능 절대평가 전환뿐만 아니라 논·서술형 평가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해 학생들의 사고력을 측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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