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독도를 노래하자[임진모의 樂카페]

사회

이데일리,

2026년 4월 06일, 오전 05:48

[임진모 대중음악평론가] ‘목포의 눈물’, ‘대전 블루스’, ‘흑산도 아가씨’, ‘영일만 친구’, ‘부산 갈매기’ 등 우리 대중가요는 역사적으로 지역 노래가 많다. 시급한 도시화와 산업화 진행 과정에서 지방은 디아스포라의 의미를 내포하면서 베이비붐 세대에게 대중가요의 특급 소재인 향수와 추억을 자극했기 때문일 것이다. 노래 지역 가운데 향수보다는 정치와 외교 쪽의 의미가 저류하는 곳도 있는데 그중 선두가 외로운 섬 독도가 아닐까 한다.

엄연한 대중가요지만 독도 지역을 노래한 정광태의 ‘독도는 우리 땅’과 서유석의 ‘홀로 아리랑’은 일반 지역 노래와는 위상과 가치가 전혀 다르다. 두 곡에서 독도는 빤한 그리움과 사랑이 아니라 대한민국 해양주권의 상징으로 기능한다. 각각 1982년과 1989년, 일본의 역사 교과서 왜곡과 다케시마로 칭하며 부당하게 영유권을 주장하는 시점에 발표돼 각별한 가치를 분출했고 그만큼 오랜 국민적 애청과 애창의 메아리가 이어졌다.

두 곡의 다음 노랫말은 잊을 수가 없을 것이다. ‘그 누가 아무리 자기네 땅이라고 우겨도/ 독도는 우리 땅’ ‘독도야 간밤에 잘 잤느냐/ 아리랑 아리랑 홀로 아리랑’. 한일 외교의 양상에 따라 ‘독도는 우리 땅’도 우여곡절을 겪었다. 외교적으로 일본과 협력 정국에 돌입했을 때는 방송금지됐고 정광태도 활동이 정지되기까지 했다. 그랬어도 현실 역사의 개입 덕에 정광태와 ‘독도는 우리 땅’은 지금도 즉각적 일치의 짝으로 통한다.

‘홀로 아리랑’의 음악적 크기는 서유석 원곡 때 못지않게 2005년 조용필 평양 공연에서 다시금 확인됐다. 독도를 노래한 이 곡을 전날 저녁 급히 추가한 것은 독도가 남북한 모두 대한민국 영토라는 인식을 공유한다는 사실에 기초한다. ‘하나 된 남북’을 무난하게 현시할 수 있는 그 이상의 기호가 없다. 그럼에도 의문은 남는다. 정말 우리에게 독도는 중시되고 있는가. ‘독도에 미친 사람’ 소리를 듣는 독도문제 최고 전문가 최홍배 한국해양대 교수는 얼마 전 경북 지역신문에 ‘선거는 있는데 독도는 없다’는 제하의 글을 기고했다.

그는 “영남 지역의 이번 지방선거 출마자 가운데 독도의 역사적 가치와 국제법상 의미를 제대로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되느냐”고 개탄했다. 선거 때마다 사진 한 장 찍고 독도는 우리 땅 한번 외치는 것으로 끝이라는 것이다. 그나마 독도 관련 현안을 내거는 후보도 없다. 최 교수는 “유권자는 묻지 않고 정치는 설명하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독도가 여야의 문제가 아니고 보수와 진보의 문제도 아닌 국가정체성의 문제인데도 ‘게다가 선거철에마저’ 방치되고 있는 것에 대한 지적이다.

마침 일본 도쿄 한복판에 작년 말 독도 왜곡 교육관이 등장했고 관람객이 증가 추세에 있다는 뉴스가 보도됐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또 대놓고 독도는 일본 땅이라는 주장을 거듭했다. 반사적인 여야의 분노와 외교부의 엄정 대응 선포가 그리 실감 나지 않는다. 최 교수는 이런 논리를 전개한다. “이제 독도는 외교의 문제가 아니라 인식의 문제다. 일본은 교과서를 통해 다음 세대의 인식을 만들어가는 데 반해 우리는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말에 기대어 설명을 멈춘다.” 거칠게 표현하면 일본은 장기전, 우리는 단기전이라는 것이다.

인식을 높이려면 그의 말마따나 시민교육에서 시작해야 한다. 밥상에서 교실에서 지역에서 독도를 계속 이야기해야 한다. 대중의 관심을 높이는 게 필요하다. 안 그러면 정말 독도는 외로운 섬, 홀로 아리랑이 된다. 정치인이든 유권자든 나부터 관심 두는 것에 타자도 관심을 보이게 될 것이며 관심의 깊이가 깊을수록 관심을 공유하려는 욕망도 강해지는 것 아닐까. 음악은 아마도 대중의 인식과 관심을 자연스럽게 끌어낼 수 있는 유효한 예술일 것이다. ‘독도는 우리 땅’, ‘홀로 아리랑’ 같은 독도 대중가요가 다시 나와야 한다.

지난해 독도 행사에서 만난 정광태는 “독도 노래꽃이 만발하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급선무”라고 했다. 자꾸자꾸 독도를 말하고 노래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 교수도 결론을 정치·외교가 아닌 대중가요에서 찾았다. “이제부턴 독도를 대중가요의 신바람으로 깨워야 합니다. ‘독(獨)도’ 아닌 ‘흥(興)도’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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