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모습. 2026.3.12 © 뉴스1 이호윤 기자
공급계약의 책임한정특약은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상 설명의무의 대상인 '중요한 내용'에 해당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A 씨가 코람코자산신탁을 상대로 제기한 위약금 등 청구 소송에서 상고를 기각하고 원고 일부승소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코람코자산신탁은 2018년 3월 오피스텔 시행사 및 시공사인 B 사와 경남 창원시 진해구에 위치한 오피스텔에 관한 관리형 토지신탁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을 통해 코람코자산신탁은 시행사로부터 시행사 및 분양자 지위를 승계했다.
같은 해 7월 A 씨는 코람코자산신탁과 해당 오피스텔의 한 호실에 대한 공급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을 지급했다. 이때 계약서상 입주 예정일은 2019년 12월이었으며, 정확한 입주일은 추후 통보 예정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시공사인 B 사의 자금난이 심화하면서 오피스텔 공사의 공정률을 준수하지 못했고, 결국 B 사는 2020년 3월 코람코자산신탁에 시공권 등 포기각서를 제출했다.
A 씨는 2020년 1월과 4월 코람코자산신탁에 입주예정일로부터 3개월 이상 입주가 지연됐다는 이유를 들어 공급계약에 근거해 계약을 해제하고, 계약금 반환 및 위약금을 지급해달라고 통지했다.
같은 해 6월 코람코자산신탁은 오피스텔 수분양자들에게 "6월 중으로 건축물의 사용승인 및 입주를 예정하고 있다"며 세부 입주 절차 및 입주 지정기간을 안내하고, 오피스텔의 사용승인을 받았다.
A 씨는 "입주 예정일은 2019년 12월 31일까지인데 그로부터 3개월이 지날 때까지도 오피스텔이 준공되지 않아 입주가 지연됐다"며 "공급계약에 근거해 계약을 해제했으므로 이미 지급한 계약금 및 위약금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반면 코람코자산신탁 측은 "정확한 입주일은 '추후 통보 예정'이라고 명시돼 있으므로 입주일을 지정해 통보하지 않는 이상 입주예정일에 입주가 지연됐다고 볼 수 없다"며 "전적으로 시공사인 B 사의 귀책 사유로 인해 지연된 것"이라고 맞섰다.
특히 코람코자산신탁 측은 설령 공급계약이 해제되더라도, 공급계약 특약사항에 따라 '신탁재산 및 신탁계약의 업무 범위 내에서만 책임을 부담하고, 매수인은 등기부로 공시되는 신탁원부의 내용을 확인해야 한다'는 근거로 자신의 책임이 신탁재산 범위로 한정된다고 주장했다.
1심은 A 씨의 주장을 일부 받아들여 코람코자산신탁이 A 씨에게 공급계약 해제에 따른 위약금으로 1500여만 원을 지급하라고 했다.
1심은 코람코자산신탁이 B 사에 오피스텔을 신축하게 한 이상, 공사 중단으로 인한 오피스텔의 준공 및 입주 지연은 코람코자산신탁 측 귀책 사유에 해당하고 A 씨에게 약정해제권이 발생했다고 판단했다.
공급계약 특약사항에서 신탁계약 업무 범위 내에서만 책임을 부담한다는 사항은 '책임한정특약'으로 해석된다고 판단하면서, 수분양자가 계약 체결 여부를 결정하는 데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내용으로서 설명의무 대상이 되는 '중요한 내용'이라고 봤다.
1심은 코람코자산신탁이 해당 내용에 대한 설명의무를 다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봤다. 약관법 제3조 제3항은 약관에 정해진 중요한 내용을 고객이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2심은 코람코자산신탁의 항소를 기각하고 1심 판단을 유지했다.
대법원도 이러한 원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보고 그대로 확정했다.
shhan@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