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방간의 명칭 변화 /비알코올 지방간에서 대사이상관련 지방간 질환으로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비만 및 제2형 당뇨, 고혈압과 같은 대사 질환과 강력한 연관성을 보인다. 최근 미국 간학회와 유럽 간학회 등 국제학회 간전문가들이 합의하여 속칭 지방간이라고 불리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대사이상관련 지방간질환으로 명칭이 변경되었다.
과거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음주여부에만 주된 관점을 맞추어 명명되어 알코올과 비만이라는 부정적 인식으로 일부 환자에게 거부감이 있었고 간내 지방침착과 연관된 대사질환 문제를 인지하지 못하는 단점이 있었다.
반면에 지방간의 새로운 이름으로 등장한 대사이상관련 지방간질환이라는 이름은 이 질환이 음주여부보다 당뇨 고혈압등 대사 질환과의 연관성을 명확히 하여 환자의 병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는데 목적이 있다.
대사이상관련 지방간질환 진단은 과도한 음주력이 없고 다른 지방간 유발 원인이 배제된 환자에서 초음파 등 검사로 간 지방의 과도한 축적을 확인하고 대사 위험 요인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 대사이상관련 지방간질환의 간 초음파 진단
가장 중요한 지방간의 초음파소견은 간과 신장의 에코대비가 뚜렷해지는 소견이다. 일반적으로 초음파로 간 실질의 밝기(에코)가 신장에 비해 명확히 증가한 경우 지방간으로 진단하며, 이러한 간 신장 대비 수치가 증가되면 지방간의 진단율이 향상된다.
간 신장 대비 수치 측정은 비침습적이며 비용 효과적이며 바로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MRI나 간 조직검사 같은 침습적 검사 전에 지방간 진단을 위한 스크리닝으로 사용되며 지방간 환자의 치료후 HRI 변화로 치료 효과를 평가할 수 있다.
간 신장 대비 수치에 의한 지방간의 진단 특히 중등도~중증 지방간에서는 지방간의 진단율은 높다. 이 수치가 상승하면 일반적으로 간 지방 함량이 약 10~30%에 해당하지만, 이는 연구와 조사 대상에 따라 다를 수 있으며 경미한 지방간을 진단하는데 HRI 수치로 어느 정도 진단이 가능하지만 HRI 수치가 정상범위에서도 경도의 지방간은 있을 수 있다.
- 진단 과정: 비침습적 선별검사의 중요성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종종 건강검진 시 우연히 발견된다. 초기 진단에는 혈액 검사 및 영상 검사가 활용된다. 간 효소(ALT, AST) 수치가 경미하게 상승하거나, 복부 초음파 검사에서 지방 침착 소견이 발견되는 경우가 흔하다. 그러나 간 효소 수치는 지방간 환자의 절반에서 정상일 수 있어 단독으로 진단에 사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또한 일반적인 초음파, CT, MRI는 간의 지방증 여부는 파악할 수 있으나, 염증이나 섬유화의 정도를 정확히 보여주지는 못한다.
따라서 제2형 당뇨병 환자 등 고위험군에서는 간 섬유화의 유무와 정도를 평가하는 비침습적 검사법을 활용한 단계적 스크리닝 검사가 권장된다.
1단계: 혈액 기반 섬유화 지수
FIB-4(Fibrosis-4) 지수: 연령, 혈소판 수치, AST, ALT 수치를 이용해 간 섬유화 정도를 예측하는 가장 널리 사용되는 선별 도구이다. 이 지수가 낮으면(1.3 미만) 간 섬유화 가능성이 낮으므로 일상적인 관리가 가능하며, 중간 또는 높음(1.3 이상)으로 나오면 추가 검사가 필요하다.
2단계: 영상 기반 간 탄성 측정
VCTE(Vibration-Controlled Transient Elastography, FibroScan):간의 탄성도(stiffness)를 측정하는 특수 초음파 검사로, 간의 지방증 및 섬유화 정도를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다. FIB-4 지수가 1.3 이상인 환자는 VCTE 검사를 통해 간 섬유화 유무를 확인하는 것이 효율적인 프로토콜로 제시된다.
3 단계: 확진을 위한 간 조직 생검
비침습적 검사만으로는 지방증과 지방간염을 정확히 구분하기 어렵다. 따라서 비알코올성 지방간 즉 대사이상관련 지방간질환을 확진하고 섬유화의 단계를 정확하게 평가하기 위해서는 최종적으로 간 조직 생검이 필요할 수 있다.
- 예후 및 합병증: 간을 넘어선 전신 질환
당뇨병이 동반된 지방간 환자는 단순 지방간에서 간경변, 간세포암으로 진행할 위험이 크게 증가한다. 특히 제2형 당뇨병은 지방간의 진행에 있어 가장 강력한 위험 인자 중 하나로, 간 섬유화 및 간암의 유병률을 일반인구와 비교하여 현저히 높이는 인자이다. 간 섬유화는 간경변 및 사망률의 가장 중요한 예측 인자이며, 섬유화 단계가 심할수록 진행성 간 질환으로 가속화되어 예후는 더욱 나빠진다.
지방간은 간에만 국한된 질환이 아니라, 전신에 영향을 미치는 다기관 질환이다. 지방간 환자의 사망 원인을 분석한 결과, 가장 놀라운 사실은 사망 원인의 66%가 간 관련 질환이 아닌 전신 질환에 기인한다는 점이며, 그중 83%가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것이다. 이는 지방간의 가장 큰 위협이 간 자체의 기능 저하가 아니라, 심혈관 질환, 만성 신장 질환 등 간 밖의 합병증임을 시사한다.
지방간 환자들은 이상지질혈증(높은 중성지방, 낮은 HDL-콜레스테롤), 고혈압 등 심혈관 질환 위험 인자를 더 많이 가지고 있으며, 이는 인슐린 저항성과 간의 지방 대사 이상에서 비롯된다. 지방간 환자에서 사망 원인은 은 심혈관 질환으로, 간 관련 사망률을 훨씬 상회한다
- 생활 습관 교정: 가장 기본적이고 효과적인 치료
지방간의 치료는 생활 습관 교정에서 시작되며, 이는 가장 효과적인 접근법이다. 체중의 7-10% 감량은 간의 지방증 및 염증을 유의미하게 개선하며, 10% 이상 감량 시 간 섬유화까지 되돌릴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중해식 식단은 예방 및 치료에 가장 권장되는 식단이다.
이는 과일, 채소, 통곡물, 견과류, 생선 등 건강한 지방과 섬유질이 풍부하며, 붉은 육류와 가공식품, 과당 음료의 섭취를 줄이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규칙적인 운동은 체중 감량 외에도 인슐린 민감성을 독립적으로 향상시키고 간의 지방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주당 최소 150분 이상의 중강도 유산소운동(걷기, 수영 등)과 근력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권장된다.
- 약물치료
생활 습관 교정만으로 체중 감량 효과를 유지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으므로, 약물 치료가 보조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
피오글리타존(Pioglitazone)은 인슐린 민감성을 개선하는 약제로, 제2형 당뇨병과 지방간염(NASH)을 동시에 가진 환자에게 1차 약제로 고려될 수 있다. 임상 시험에서 간의 지방증, 염증, 풍선 변성 등을 개선하는 효과가 입증되었으며, 간 섬유화를 감소시키는 효과도 보고되었다.
최근 당뇨병과 지방간 치료에 있어 가장 주목받는 약제는 위고비나 마운자로로 알려진 GLP-1 작용제(GLP-1 agonists)이다. 2025년 미국당뇨병학회(ADA) 가이드라인에서는 제2형 당뇨병, 과체중/비만, 그리고 지방간을 가진 성인 환자에게 GLP-1 작용제 또는 GIP/GLP-1 이중 작용제를 권고한다.
이 약제는 단순한 혈당 조절 및 체중 감소 효과를 넘어, 간의 염증과 지방증을 직접적으로 개선하는 ‘이중 역할’을 수행한다. 이는 당뇨병 약제가 더 이상 혈당 관리에만 그치지 않고 지방간 치료라는 통합적 역할을 수행하는 치료 패러다임의 변화를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