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와 무관한 사진 (사진=뉴스1)
반대로 누군가 번호를 물어봐 줬으면 하는 마음에 서점을 찾았다는 영상도 등장했다. “남친 사귀고 싶어서 번따(전화번호 따기) 성지 OO문고 다녀옴”이라는 제목의 영상에서 한 여성은 주말 오후 4-5시쯤 서점을 찾았다.
그는 “재테크 코너가 ‘번따’ 성지라고 한다”며 “책을 읽는 척해야 남자가 다가올 것 같아서 책 하나 들고 읽는 척을 하겠다”고 했다. 여성은 “누군가 말을 걸었다”며 후기를 전했다. 영상은 6일 기준 조회수 200만 회를 훌쩍 넘어서며 엄청난 관심을 끌고 있다.
서점이 이성을 만나는 헌팅 장소로 급부상한 것은 자연스럽게 인연을 만나고 싶어하는 요즘 젊은 세대들의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2024년 인구보건복지협회 조사에 따르면, 미혼남녀의 50% 이상이 ‘가치관 및 성격의 일치’를 가장 중요한 만남 조건으로 꼽았다. 대형 서점은 혼자 방문하는 비율이 높고, 비슷한 취향을 가진 사람들이 한 공간에 모여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관계 연결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심리적 기대가 작용한다.
또 최근 MZ세대 사이에서 유행하는 ‘텍스트힙’ ‘패션독서’도 ‘서점 번따’를 부추기는 요인 중 하나다.
텍스트힙은 2030 세대가 책을 읽고 기록하는 행위를 트렌디하고 개성 있는 문화로 즐기는 현상을 말한다.
반편 패션독서는 책을 읽는 척은 하고 싶지만 실제 읽지는 않고 사진만 찍어 SNS에 인증하는 등 독서를 일종의 패션처럼 소비하는 태도를 뜻한다.
이 같은 문화가 최근 갑자기 나타난 건 아니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지난 2020년에도 서점가를 중심으로 ‘번따’가 한창 떠올랐다. 당시 유흥시설 집합금지 명령과 헌팅술집 인식 악화로 유흥시설 잠재 수요가 서점으로 이동하는 ‘풍선효과’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후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고 사그라지는 듯하더니 최근 책과 관련된 유행을 타고 다시 서점이 성지로 떠올랐다.
이에 무분별한 ‘번따’를 제지하는 팁도 소개됐다. “1분 안에 작가 다섯 명 말해보라”는 대응법이 나오기도 했고 “페미니즘 서적 코너로 도망가라”는 제안도 나왔다.
만약 단순한 번호 요구를 넘어 상대방에게 불쾌감을 주거나 위협을 가할 경우 법적 처벌도 가능하다.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스토킹 처벌법)은 상대방의 의사에 반해 정당한 이유 없이 지속적·반복적으로 접근하거나 따라다니는 경우 적용된다. 최근 법 개정으로 ‘반의사불벌죄’가 폐지되어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아도 처벌이 가능해졌다.
또한 경범죄 처벌법에 따라 상대방이 거절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따라다니거나 말을 거는 행위는 10만 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 처분을 받을 수 있다. 신체 접촉이 있거나 성적인 발언을 동반하며 번호를 요구할 경우 성추행이나 성희롱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
서점 측도 관련 문제를 인지하고 있다. 한 대형 서첨 측은 ‘독서 공간 에티켓’ 안내문을 비치해 “소중한 독서의 순간이 낯선 대화나 시선으로 방해받지 않도록 배려해달라”며 “예상치 못한 상황으로 이용이 불편하시다면 주저하지 말고 가까운 직원에게 문의해달라”고 공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