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사진=게티이미지)
생체시계는 수면과 각성, 활동, 대사, 호르몬 분비처럼 우리 몸의 하루 주기를 조절하는 내부 시간 체계다. 노화가 빠르게 진행된 노인이나 알츠하이머병 환자에서는 생활 패턴의 불규칙성이나 수면장애처럼 생체시계 이상과 관련된 것으로 추정되는 증상이 자주 보고되었으나, 환자 세포 자체가 지닌 고유한 생체시계 특성이 개인마다 얼마나 다른지, 또 그 차이가 실제 뇌 건강이나 임상 경과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는 아직 충분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대상자들의 피부에서 얻은 세포를 배양한 뒤, 세포의 생체시계가 한 바퀴 도는 시간을 측정하고 24시간에서 얼마나 벗어나는지를 정량화했다. 이어 이를 아밀로이드 PET, 뇌 MRI, 인지기능 검사, 임상 경과와 비교했으며, 혈액 속 알츠하이머병 관련 지표, 신경손상 지표, 뇌염증지표와의 연관성도 함께 분석했다.
그 결과, 세포의 생체시계 주기가 길수록 알츠하이머병 관련 혈액지표 (pTau217), 신경손상 지표 (NfL), 뇌염증지표 (GFAP) 수준이 높고, 뇌에서 알츠하이머병 관련 특정 부위들의 위축과 연관되는 것을 확인했다.
반면 세포의 생체시계 주기가 24시간과 차이가 클수록 나이가 많았고, 전반적인 인지기능들이 더 낮았으며, 보다 넓은 범위에서 뇌 위축과 관련되는 경향이 확인되었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세포의 생체시계 지표가 뇌 노화와 알츠하이머병 관련 변화를 서로 다른 방식으로 반영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또한, 추적 관찰이 가능했던 119명의 대상자 생존 분석에서, 세포의 생체시계 주기가 길거나 24시간과의 차이가 큰 경우, 임상적으로 더 빠른 악화와 연관되는 결과도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세포 수준의 생체시계가 단순한 생활 리듬을 넘어 뇌 노화와 질환 취약성을 이해하는 새로운 단서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결과는 연관성을 보여준 초기 연구인 만큼, 앞으로 더 큰 규모의 후속 연구를 통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손상준 교수는 “이번 연구는 환자 유래 피부세포에서 측정한 생체시계 지표가 혈액검사와 뇌영상, 인지기능, 임상 경과를 함께 이해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같은 인지 저하를 보이더라도 그 배경의 뇌 변화는 서로 다를 수 있는데, 세포 수준의 생체시계 정보가 이러한 차이를 해석하는 데 새로운 단서를 제공할 수 있다” 고 말했다.
김은영 교수는 “이번 연구는 사람의 피부세포에서 측정한 생체시계 특성과 뇌 노화 및 알츠하이머병 관련 변화 사이의 연관성을 살펴본 드문 연구”라며 “앞으로 이 지표가 어떤 생물학적 과정을 반영하는지 면밀히 검증하는 한편, 개인마다 다른 세포 고유의 생체시계 특성을 정밀하게 이해해 맟춤형 생활 리듬 전략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함께 탐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질병관리청 혁신형 바이오뱅킹 컨소시엄, 보건복지부 연구중심병원, 치매극복연구개발사업단, 보건산업진흥원 글로벌 의사과학자 양성사업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고, 국제 저명학술지 PNAS (미국국립과학원회보) 에 ‘인지저하 노인에서 세포 생체시계 주기와 24시간 차이, 알츠하이머병 병리 및 뇌 노화 연관성 분석 (Cellular circadian period and its deviation associate with Alzheimer’s pathology and brain aging in cognitively impaired older adults)‘라는 제목으로 3월 10일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