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희 한국스카우트연맹 총재는 “성공보수를 받았다면 아파트 10채는 샀을 것”이라는 농담을 건넬 정도로 돈 얘기에 서툴다. 하지만 스카우트 활동만큼은 예외라고 했다. 차에 후원 신청서를 가득 싣고 다니며 누구든 만나면 건넨다. 집무실 책상 위에도 신청서가 수북이 쌓여 있다.
이찬희 한국스카우트연맹 총재가 최근 서울 영등포구 한국스카우트연맹에서 실시한 인터뷰에서 한국의 스카우트 운동의 창시자인 고 정성채 선생의 흉상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노진환 기자)
최근에는 스카우트 참여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 학교 중심이던 스카우트 활동은 지역·가족 단위로 바뀌는 추세다. 해외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이 총재의 주변에는 부모가 먼저 지도자 과정 등에 참여한 뒤 자녀를 가입시키고 학부모 모임으로까지 이어지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국가별 운영 방식에서도 확인된다.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여전히 학교 중심 활동이 강하지만 한국과 일본은 지역 기반 조직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유럽과 미국 역시 지역사회 중심으로 활동이 확산되는 흐름이다. 특히 지역 단위 활동의 핵심 축으로 가족 참여가 강조되면서 부모와 자녀가 함께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처음에는 후원이나 관심으로 시작했다가 직접 활동을 경험한 뒤 자녀 교육 효과를 체감하는 경우가 많다”며 “가족이 함께 야외에서 시간을 보내며 자연스럽게 대화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교육 효과가 있다”고 했다. 이어 “부모와 함께하는 해외여행도 의미 있지만 다른 나라 청소년들과 함께 숙박하고 교류하는 경험은 잼버리에서만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스카우트의 역사적 의미도 짚었다. 스카우트는 전 세계 176개국, 5600만 명이 활동하는 가장 크고 오래된 청소년 단체다. 국내에서는 1922년 일제강점기 조철호 선생의 ‘조선소년군’과 정성채 선생의 ‘소년척후단’을 모태로 출발해 항일 청소년운동으로 전개됐으며, 이후 수많은 독립운동가를 배출했다.
이 총재는 “김구, 이상재 등 독립운동가들이 총재를 맡았고, 스카우트연맹 초대 총재인 엄항섭 선생도 임시정부 인사였다”며 “스카우트는 단순한 청소년 야외활동 단체를 넘어 역사성과 상징성을 함께 가진 조직”이라고 말했다. 스카우트를 단순한 청소년 단체를 넘어 ‘역사적 유산’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청소년에 대한 투자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만드는 일”이라며 “지구에 와서 가장 열정을 가지고 의미있게 한 일을 묻는다면, 주저 없이 스카우트를 통해 청소년에 투자한 일이라고 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