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성폭력' 색동원 시설장, 재판 시작…'공소사실 특정' 공방

사회

뉴스1,

2026년 4월 10일, 오전 11:32

중증 발달장애인 거주 시설 '색동원' 내 입소자들을 성적으로 학대한 의혹을 받는 원장 김 모씨가 19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구치소로 이동하고 있다. 2026.2.19 © 뉴스1 안은나 기자

중증 발달장애인 거주시설 색동원 입소자들을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시설장 측이 첫 재판에서 공소사실 특정을 요구했다. 검찰 측과 피해자 변호사는 장애인 성폭력 사건의 특성상 충분히 특정됐다며 반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부장판사 엄기표)는 10일 오전 10시 10분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강간 등 상해) 등 혐의를 받는 김 모 씨(62)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공판준비기일은 본격적인 심리에 앞서 피고인과 검찰의 입장을 확인하고 입증 계획을 논의하는 절차다. 피고인의 출석 의무는 없지만, 김 씨는 이날 녹색 수의를 입고 법정에 나왔다.

김 씨 측 변호인은 "공소사실의 장소나 시기를 이 정도로 넓게 잡을 수 있나"고 의문을 표하며 검찰 측에 공소사실을 특정해달라고 요구했다.

또 장애인 시설 내에서 발생한 성폭력 사건이라는 특성을 고려해 색동원 현장 검증을 요청했다.

김 씨 측은 '국민참여재판을 희망하나'는 재판부 질문에 "사건 성격상 고려해 보겠다"며 "피고인이 주장하고 입증할 수 있는 기회를 보장받아야 하는데 장애인 단체가 재판을 압박하지 않도록 바란다"고 말했다.

아울러 피해자들에 대한 증인 신문은 적절하지 않아 보인다며 증인 신청을 보류했다. 변호인은 "피해자들이 상황을 인식할 수 있다면 가능할 수 있지만 진술 자체가 오염될 가능성이 있다"며 "피해자의 인권을 보호하는 범위 내에서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검증할 수 있는 전문가들을 감정 증인으로 신청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검찰 측은 "현장 검증이 필요하다면 협조하겠다"며 "피해자에 대한 증인 신문 대신 법원에서 전문가 의견 조회를 해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공소사실을 불특정했다고 하는데 최대한 특정한 것"이라며 "장애인의 진술 능력을 고려해서 인정하는 공소사실이 어느 정도 특정돼야 하는지에 대한 판례를 참고해 의견서를 제출하겠다"고 했다.

피해자 측 변호사는 김 씨 측 주장에 대해 "장애인 아동 사건을 볼 때 이 정도로는 공소사실이 충분히 특정됐다고 본다"며 "현장검증은 적극 동의하고 협조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필요하다면 피해자들은 법정에 나와서 증언할 수도 있지만, 그 부분은 마지막이라고 생각한다"며 "피고인 측에서 필요하다고 하는데 극구 반대하기에는 억울한 심정을 토로할 것이 증인 신문뿐"이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오는 24일 첫 공판기일을 열고 검찰 측 공소사실과 피고인 측 인정신문, 공소사실 의견 등을 들을 예정이다. 5~7월 간 달에 두 번씩 공판기일을 열고 8월 말쯤 선고한다는 방침이다.

김 씨는 인천 강화군 길상면에 위치한 중증 발달장애인 거주시설인 색동원에 입소 중이던 장애인 3명을 강간하고(성폭력처벌법 위반), 입소자 1명을 드럼 스틱으로 여러 차례 폭행한 혐의(장애인복지법 위반)를 받는다.

shush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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