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서울시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정문 앞에서 색동원 성폭력사건 공동대책위원회가 가해자의 엄벌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6.04.10/© 뉴스1 권진영 기자
인천 중증장애인거주시설 색동원 성폭력사건 공동대책위원회는 시설장 김 모 씨가 처음으로 재판정에 선 이날 오전 11시쯤 서울법원종합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휠체어를 타고 등장한 장애인 10여 명과 활동가 30여 명은 "모두가 공범이다. 색동원 가해자를 엄벌하라"고 외쳤다.
장종인 공대위 집행위원장은 "예상대로 가해자는 (재판에서) 자신의 성폭력 혐의를 인정하지 않고 자신은 아무 잘못이 없다고 뻔뻔히 주장했다"며 "가해자 측은 피해자의 진술에는 신빙성과 진술 능력이 없어 진술에 의해 진행되는 재판 자체에 문제가 있다지만 이것이 반대로 사건의 성격을 그대로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색동원 사건은 시설 내 권력의 꼭대기에 있는 사람에 의해 벌어진 권력형 성폭행 사건이기 때문에 종사자들 그 누구도 이 사건에 대해 말하지도, 일지에 쓰지도 못하고 누구 하나 신고하지 못한 채 10여년 간 철저히 은폐됐다"고 했다.
다수의 피해자 중 극히 일부만이 수사 과정에서 피해자로 특정된 것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장애인 성폭력 상담센터 상담원 하양 씨는 "색동원 사건을 다룬 심층조사 보고서가 민간 의견서 수준으로만 취급되는 나머지, 법적으로 피해자로서 이름조차 올리지 못하는 피해자들이 생겼다"며 "피해자에게는 자신이 겪은 일이 분명한 폭력이었다는 것을 국가가 인정하는 것이 바로 회복의 출발점"이라고 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색동원에서 거주하던 여성 장애인 17명과 퇴소한 이들까지 합치면 총 20명의 여성 장애인이 성적 학대를 당해 온 것으로 추정한다. 하지만 실제 수사 과정에서 특정된 성폭력 피해자는 3명에 그치며, 폭행 피해자를 합치면 총 6명이다.
피해자 측 법률 지원을 맡고 있는 이경하 변호사는 재판부를 향해 "실체적 진실이 왜곡되지 않도록, 특히 피해자들이 중증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재판 과정에서 소외되거나 권리를 침해당하지 않도록 심리 방식·증거조사 등 소송 전반에서 특성을 고려해 달라"고 요청했다.
휠체어를 끌고 회견에 참석한 김미진 장애여성공감 활동가는 지지부진했던 수사 과정을 짚으며 "그 이유가 피해 당사자들이 구어 소통을 하지 못해서, 진술을 받기 어렵고 신빙성이 의심된다고 했냐", "준비되지 않은 것은 피해 당사자가 아닌 다양한 사람들과의 의사소통 방법을 마련하지 못한 지자체·정부·경찰·국회"라고 지적했다.
한편 재판부는 오는 24일 본격적으로 첫 번째 공판기일을 열고 검찰 측 공소사실과 피고인 측 인정신문, 공소사실 의견 등을 들을 예정이다. 1심 선고는 8월 말쯤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피고인인 시설장 김 씨는 인천 강화군 길상면에 위치한 중증 발달장애인 거주시설인 색동원에 입소 중이던 장애인 3명을 강간하고(성폭력처벌법 위반), 입소자 1명을 드럼 스틱으로 여러 차례 폭행한 혐의(장애인복지법 위반)를 받는다.
realkwon@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