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구야 어딨니'…골든타임 지나서도 계속되는 수색[사사건건]

사회

이데일리,

2026년 4월 11일, 오전 08:44

[이데일리 이유림 기자] 지난 8일 오전, 대전 동물원 ‘오월드’에서 키우던 늑대 한 마리가 탈출해 당국이 나흘째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아직 행방이 묘연한 상태입니다.

오월드 탈출해 거리 배회하는 늑대(사진=대전소방본부)
사육장을 탈출한 늑대는 2024년 1월 태어나 올해 만 2살이 된 수컷 ‘늑구’입니다. 몸무게 약 30kg 정도로 ‘말라뮤트’ 정도의 대형견 크기라는 게 동물원의 설명입니다. 사람으로 치면 호기심 많고 에너지가 넘치는 ‘청소년기’에 해당하지만, 낯선 환경에 홀로 던져진 만큼 현재 가장 우려되는 대목은 늑구의 건강과 심리 상태입니다.

전문가들은 늑구가 제대로 된 식사를 못한 데다 많이 지쳐 있어 공격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정진아 동물자유연대 이슈행동팀장은 10일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여러 전문가 이야기를 종합할 때 농가 피해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으나 인명 피해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무리 생활을 하는 늑대의 특성상, 늑구는 현재 극도의 공포를 느끼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김정호 청주동물원 진료사육팀장은 YTN 라디오에서 “무리에서 떨어진 늑대는 맹수라고 분류하기도 그렇다. 그저 숨고 싶고 배고프고 피하고 싶을 것”이라며 “굉장히 불안에 떨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습니다.

늑구를 찾기 위한 제보와 신고는 쏟아지고 있지만, 사실 여부를 가려내는 것이 수색의 또 다른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탈출 초반 대전소방본부가 제공한 ‘도로를 활보하는 늑대’ 사진은 출처가 불분명해 논란이 일었고, 목격자도 제보자도 확인되지 않아 조작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지난 이틀간 접수된 100여 건의 신고 중 상당수는 개를 늑대로 착각하거나 SNS 사진을 재신고한 사례였습니다. 대전시 측은 수색의 골든타임을 늦추는 악의적인 허위 신고와 사진 조작을 멈춰줄 것을 간곡히 당부했습니다.

오월드 탈출해 거리 배회하는 늑대 사진, 출처가 불분명해 삭제 처리됐다.(사진=연합뉴스)
늑대의 ‘귀소 본능’이 발현될 수 있는 초기 48시간은 이미 지난 상황. 이에 당국은 늑구를 자극하며 쫓는 대신, 익숙한 냄새와 먹이로 유인하는 ‘거점 포획’으로 수색 방향을 전환했습니다. 곳곳에 덫과 포획틀을 설치하고, 열화상 카메라가 장착된 드론 10여대를 투입하는 등 야산 수색도 진행 중입니다.

지금 늑구는 어디서 떨고 있을까요. 수색 대원들의 땀방울과 시민들의 걱정 어린 시선이 모두 늑구의 안전을 향해 있습니다. 당국의 총력 수색과 우리 모두의 간절한 마음이 하나로 모이고 있는 만큼, 늑구가 더 이상 지치기 전에 하루빨리 무사히 돌아오길 간절히 바랍니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