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양산시 한 아파트 옥상에서 피의자 현장 검증이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A씨는 균열 보수 작업을 맡았고 동료 B씨(당시 40세)는 인근에서 도색 작업을 하고 있었다. 두 사람은 불안과 공포를 잊기 위해 휴대전화로 음악을 켜놓고 일을 이어갔다.
당시 15층에 거주하던 C씨(당시 41세)는 음악 소리가 시끄럽다며 작업자들에게 항의했다. B씨는 즉시 음악을 껐지만 A씨는 이를 듣지 못한 채 작업을 계속했다.
잠시 뒤 작업 중이던 밧줄이 흔들리더니 A씨가 매달려 있던 줄이 끊어졌다. 11층 높이에서 추락한 A씨는 그 자리에서 숨졌다. 함께 작업하던 B씨는 간신히 줄을 조정해 목숨을 건졌다.
범행은 단순한 소음 시비에서 비롯된 것으로 드러났다. A씨가 켜놓은 휴대전화 음악 소리가 시끄럽다며 C씨가 집에 있던 커터칼을 든 채 옥상으로 올라가 밧줄을 절단한 것이다.
C씨는 범행 후 태연하게 집으로 돌아와 다시 잠을 청했으나 경찰의 끈질긴 수사로 붙잡혔다.
그는 당시 “옥상에 올라간 적 없다”며 부인했지만 현장에서 발견된 발자국과 슬리퍼 자국이 본인과 일치하고 범행 도구가 자택에서 발견되자 범행을 시인했다.
조사 과정에서 C씨는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당시 C씨는 일용직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귀가한 뒤 술을 마신 상태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아파트 외벽에서 작업하고 있는 작업자의 밧줄을 잘라 살해한 40대 남성(가운데). (사진=연합뉴스)
사건 이후 피해자 A씨가 소형 주택에서 아내와 고교 2학년생부터 생후 27개월까지 5남매, 칠순 노모 등 일곱 식구와 함께 어렵게 살아가는 가장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민들의 공분은 더 커졌다.
검찰은 재판에서 무기징역을 구형하며 “피고인은 처벌을 줄이기 위해 혐의를 인정했을 뿐 진정한 반성이나 사과가 없다”고 지적했다.
2017년 12월 15일 1심 재판부는 살인 및 살인미수 혐의를 인정해 C씨에게 무기징역과 20년간 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참을 수 없을 정도의 소음도 아니었음에도 일면식 없는 피해자를 살해했다”며 “유가족의 고통은 평생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C씨는 범행 당시 정신질환과 음주로 인한 심신장애 상태에 있었기 때문에 양형이 너무 무겁다는 이유로 항소했다.
2018년 4월 12일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불우한 환경에서 성장해 폭력적 성향을 가지게 됐고 알코올 사용장애와 정신적 문제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형량을 징역 35년으로 낮췄다. 다만 심신장애 상태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소중한 생명을 빼앗아 A씨 배우자, 다섯 자녀가 단란하게 살던 한 가정에 가늠할 수 없는 깊은 고통과 슬픔을 준 점 등을 감안하면 이번 범행은 일반적인 법 감정으로 용납될 수 없다”고 지적하면서도 피고인의 성장 환경과 정신 상태 등을 양형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2018년 6월 29일 대법원은 상고를 기각하며 징역 35년을 확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