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붐비는 감빵생활' 한계선 넘었다…교정시설 정원 초과 1만2000명

사회

뉴스1,

2026년 4월 12일, 오전 06:00

경기 화성직업훈련교도소 여성 수용동의 한 독거실(1인실) 모습. 수용 인원 과밀로 정원 1명인 방에 수용자 2명이 들어가는 상황도 종종 발생한다. <뉴스1> 취재진이 직접 방 안에 들어가보니 두 명이 앉아 책상을 두면 남는 공간이 거의 없었다. 2026.3.6 (법무부 제공)

우리나라 교정시설(교도소·구치소) 수용률은 이미 정상 범위를 크게 넘어선 상태다.

지난 2일 기준 교정시설 수용률은 124.6% 달한다. 정원이 10명인 방에 13명이 들어가 생활하는 수준이다.

교정시설의 '과밀 수용'은 단순한 공간 부족 문제가 아니다. 수용자 관리와 교화 기능을 동시에 흔들고 사회 안전을 지키는 교정 시스템 자체를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렀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교정시설 수용자는 6만 3060명이다. 정원은 5만 614명으로, 약 1만 2400여명이 정원을 초과해 수용돼 있다.

수십 년 '상시 포화' 교정시설…교도관 관리 부담 '최고치'
교정시설 과밀은 최근 몇 년 사이 갑자기 나타난 문제가 아니다.

지난해 6월 법무부 교정본부가 발행한 교정통계연보의 '연도별 교정시설 수용인원 현황'에 따르면, 1990년부터 단 한 해도 수용률이 95% 미만으로 떨어진 적이 없다. 사실상 수십 년 동안 상시 포화 상태였던 셈이다.

특히 수용률이 104.9%였던 2013년 이후부터는 100%를 넘는 상태가 매년 이어지고 있다. 교정시설이 과밀은 일시적인 '예외'가 아니라 굳어진 '구조'가 돼버렸다는 의미다.

교정을 담당하는 정부 부처인 법무부도 이를 심각하게 인지하고 과밀을 해소하기 위한 전략을 짜왔다. 교정시설 신축을 추진하며 증·개축도 병행하며 수용 공간을 확보해 왔지만, 교정시설은 주민들의 기피 시설로 인식돼 수십 년째 예정지만 정해뒀을 뿐 공사에 착수하지도 못했다.

이에 3심까지 재판이 진행 중인 '미결수'는 구치소에, 형이 확정된 '기결수'는 교도소에 분리 수용돼야 하지만 자리가 없어 공간만 분리한 채 미결수가 교도소에 수용돼 있는 지역도 다반사다.

문제는 과밀 수용이 단순한 공간 부족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교정의 주요 기능은 범죄자를 일정 기간 구금하는 것과 동시에, 사회로 원만하게 복귀할 수 있도록 교화하는 것이다. 그러나 정원을 훨씬 넘는 수용자가 한정된 공간 안에 몰리면서, 두 기능 모두 제대로 작동하기 어려운 환경이 됐다는 게 교정 현장의 목소리다.

교도관의 관리 부담이 한계 수준에 이른 것도 문제의 핵심이다.

교정당국에 따르면 경기 화성 소재 화성직업훈련교도소의 경우 야간 근무자 28명이 1740명을 관리하고 있는 상황이다. 교도관 1명이 약 62명의 수용자를 맡고 있다.

수용 인원이 정원을 크게 넘어서며 한 교도관이 더 많은 수용 거실을 한꺼번에 관리해야 하는 실정이다. 동시에 과밀 수용으로 생활 환경이 악화한 탓에 수용자들의 갈등과 분노, 불안이 누적돼 폭행, 자살과 같은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이 커졌다. 교도관은 수용 인원에 비해 부족한 실정이라 이를 즉각 통제하기 어려운 구조가 됐다.

뉴스1 취재에 따르면 지난 3월 한 구치소 방에 앉아서 책을 보고 있던 수용자 A 씨는 누워서 자신의 발을 건드리는 B 씨에게 "발 좀 건드리지 마세요"라고 여러 차례 말했다가, B 씨에게 "네가 치워 ○○○야"라는 욕설을 들으며 그의 손가락에 눈을 찔릴 뻔했다. 이 사건이 벌어진 장소는 6명 정원에 8명이 수용된 거실(수용자가 생활하는 공간)이었다.

수용자가 교도관을 폭행하는 사건도 수용 인원의 증가로 이전보다 더 많이 일어나고 있다. 2020년 97건에서 2024년 152건으로, 56.7%p(포인트)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교정시설 내 공무집행방해 사건도 67%p 늘었다.

지난 3월 다른 구치소 아침 기상점검시간, 한 교도관은 사전 안내에도 수용자 C 씨가 화장실에 다녀온 걸 지적했고 경고 스티커를 줬다는 이유로 C 씨로부터 수회 욕설을 들었다. 다른 직원들의 제지로 이 교도관은 무사했지만, C 씨는 이후에도 한동안 교도관에게 욕설을 했다.

© 뉴스1 양혜림 디자이너

개별 관리 필요한 정신질환·마약 범죄자 5명 중 1명…교정시설 신축 시급
최근 몇 년 사이 정신질환자와 마약류 범죄 수용자도 늘어나 수용자 관리가 더욱 어려워졌다. 지난 2일 기준 교정시설 내 정신질환 수용자는 5934명(9.4%), 마약류 범죄 수용자는 7438명(11.8%)이다. 이는 전체 수용자 5명 중 1명꼴로 정신질환자 또는 마약 범죄자인 셈이다.

증가세도 가파르다. 최근 5년간 정신질환 수용자는 △2021년 4869명 △2022년 5622명 △2023년 6094명 △2024년 6274명 △2025년 6345명으로 꾸준히 늘었다. 마약류 범죄 수용자는 2021년 3314명에서 지난해 7429명으로 증가해, 4년 만에 2배 이상 늘었다.

이들 수용자의 경우 일반 수용자보다 의료·상담·치료 등 개별 관리가 필요하지만, 교도관의 업무 부담이 한계치에 이르며 충분히 이뤄지기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들에 대한 집중 관리뿐만 아니라, 분리 수용도 필요하지만 현재 환경에서는 어렵다는 것이 교정 현장의 설명이다.

경기의 한 14년 차 교도관은 뉴스1에 "정신질환자는 약 복용이나 평소 생활에도 교도관들이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데 수용자가 많다 보니 충분한 관리를 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또 "마약류 수용자는 다른 수용자에게 마약 복용 방법이나 구입 경로를 알려줄 수 있어 분리 수용이 필요한데, 거실(방)이 없어 다른 수용자들과 섞여 지내는 게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교정시설 과밀 문제는 단순히 공간 부족을 넘어 교정 시스템 전반을 약화시키는 문제로 이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용 환경이 악화하면 운영이 어려워지고, 이는 수용자의 사회 복귀 준비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교정 기능이 약화할수록 재범 위험이 높아지고 결국 사회 안전에도 연쇄적인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교정 현장에선 터져 나오고 있다.

교정당국에 따르면 교정시설 1인당 수용 면적은 2.48㎡(0.75평)로 규정돼 있지만, 과밀 수용으로 4.89㎡ 독거실(1인실)에 2명의 수용자가 들어가는 상황도 빈번하다. 이 경우 약 1인당 2.44㎡의 면적에서 생활하는 것으로 볼 수 있어 과밀 수용은 한계에 가까운 수준에 이르렀다.

법무부가 올해 초 단행한 가석방 조치로 이전보다 그나마 해소된 수준이다. 법무부는 교정시설의 포화 상태를 완화하기 위해 올해부터 매달 약 1340명의 수감자를 가석방하기로 했다. 그럼에도 수용률은 여전히 120%대가 유지되고 있다.

교정당국 관계자는 "가석방을 단행하고 있지만 근본적으로 과밀수용을 해결하려면 교정시설 신축이 이뤄지는 게 가장 좋다"면서도 "신축지 지역 주민들과 협의가 먼저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신속하게 해결하기는 어려운 문제"라고 말했다.

hi_na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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