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칼럼] 검찰 수사권 박탈과 만능 특검

사회

뉴스1,

2026년 4월 16일, 오전 07:00

박응진 사회부 법조팀장
"국정조사를 철저하게 하고, 드러난 범죄행위에 대해서는 조작기소 특검(특별검사)을 통해 반드시 진실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겠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8일 '조작기소 특검'을 출범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로부터 약 3주 전인 지난달 17일 정 대표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공소청 설치법안의 당·정·청 협의안 도출 소식을 알리면서 "국민들께서 걱정하는 공소청 검사의 수사 지휘 및 수사 개입 여지와 관련한 여러 조항을 삭제했다. 혹시 모를 공소청 검사의 수사 개입의 다리를 끊었다"고 강조했다.

수사·기소 분리를 골자로 하는 검찰개혁이 막바지 단계다. 오는 10월 검찰청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면 민주당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작업에도 마침표가 찍히게 된다. 나아가 민주당 일각에선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 등 검수완박 끝장 보기를 통해 검사의 직접 수사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를 통해 진술 조작과 증거 짜깁기로 없는 죄도 만들어냈던 과거 검찰의 잘못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논리에 고개가 끄덕여지면서도, 최근 민주당이 과도하게 특검에 기대는 모습에는 고개가 갸웃해진다.

특검에서 수사를 주도하는 건 특검이나 특검보가 아닌 '파견 검사'들이다. 파견 검사는 각 수사팀을 이끌며 수사 실무를 총괄하고 수사관들을 지도·감독한다. 김건희·내란·순직해병 3대 특검법에 명시된 총파견 검사 수만 115명이었고, 2차 종합특검에는 13명의 검사가 파견돼 있다. 파견 검사들의 공통점은 각각의 사건을 맡아 '직접 수사'를 한다는 점이다. 이들이 특검에서 범죄 혐의를 입증할 수 있는 건 현재 검찰에서 부패·경제 등 2대 범죄를 직접 수사, 그 밖의 범죄들에 대해 제한적으로나마 보완수사를 하고 는 환경 때문이다.

그런데 이재명 정부 들어 3대 특검과 쿠팡·관봉권 상설특검에 이어 2차 종합특검이 활동 중이고, 앞으로는 '조작기소 특검'까지 출범할 걸로 보이는 상황 속에서 이뤄지는 검찰개혁은 좀처럼 앞뒤가 맞지 않는다. 정 대표가 한 달 새 내놓은 발언들도 마찬가지다. 수사·기소 분리는 물론이고 보완수사권 폐지까지 추진되는 상황에서 수사·기소가 분리되지 않을 '조작기소 특검'에 파견될 검사들이 직접 수사를 하는 인지부조화적인 상황이 계속될 게 뻔하다.

향후 형사소송법 개정 과정에서 검찰의 보완수사권마저 폐지된다면 검사들의 수사 역량과 노하우는 사장될 수밖에 없다. 파견 검사의 전문 수사역량이 뒷받침되지 않는 특검을 통해선 만족할 만한 수사 결과를 얻기 어려울 수 있다. 다른 사정기관의 조사·수사만으로는 효능감을 느끼지 못해 단어 뜻대로 예외적인 특검을, 막대한 인력·비용 소모에도 계속해서 출범시키고 있는 것도 이 때문 아닌가.불 보듯 뻔한 부작용을 외면하면 '거악' 척결은 요원해지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이 입을 것이다.

pej86@news1.kr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