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부민, 약으로 채우는 게 효과적일까? ... 먹는 알부민 광고의 진실

사회

이데일리,

2026년 4월 16일, 오전 10:38

[이데일리 이순용 의학전문기자] 최근 ‘먹는 알부민’을 통해 간 건강을 쉽게 개선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며 관련 제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사회 전반에서 잦은 음주, 스트레스, 과로 등 간 기능 저하에 대한 우려가 커진 것이 그 배경이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2022년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간질환은 10대 사망원인 중 하나다. 특히 간질환은 40-50대의 중·장년층의 주요한 사망원인으로 간 건강을 관리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

그러나 ‘먹는 알부민’의 간 건강 개선 효과에 대한 기대는 실제 의학적 근거와 거리가 있다. 간질환 환자에게 알부민은 단순한 영양 수치가 아니다. 간의 합성 기능과 복수, 염증, 감염, 신기능, 체액 상태가 함께 반영된 결과다. 특히 혈중알부민이 저하된 저알부민혈증은 심한 경우 복수나 전신 부종으로 이어질 수 있어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정성원 교수의 도움말로 알부민에 대한 오해와 진실에 대해 알아본다.

먹는 알부민 관련 과학적 진실(출처 대한간학회).
◇ 알부민은 어떤 단백질일까?

알부민은 간에서 만들어지는 혈장 단백질로, 혈관 안의 수분을 잡아 두고 호르몬, 약물, 비타민 등 여러 물질을 운반한다. 알부민이 낮으면 부종이 생기는 등 전신 상태가 좋지 않다는 신호로 이해할 수 있다.

다만 저알부민혈증이 곧 ‘단백질을 덜먹었다’는 의미는 아니다. 이는 간의 합성 기능 저하, 신장을 통한 소실, 염증에 따른 생성 저하, 체액 증가에 따른 희석 등과 관련이 있다. 간질환 환자의 알부민 수치는 원인을 따져봐야 하는 결과로, 단순히 보충제로 해결할 수는 없다.

◇ 왜 먹는 알부민 광고가 설득력 있게 들릴까?

알부민은 실제 혈액검사 항목이고 많은 사람들이 이미 ‘중요한 수치’로 알고 있다. 제품명에 알부민이 들어가면 혈액 속 알부민을 직접 보충하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이름이 알부민이라고 해서 혈청 알부민을 올리는 제품은 아니다.

◇ 먹는 알부민이 기대만큼 효과적이지 않은 이유

요즘 시중에 나와 있는 ‘먹는 알부민’ 제품 다수는 계란 흰자에 함유된 난백알부민을 주원료로 한다. 그러나 식약처가 운영하는 포털인 식품안전나라에 등록된 공식 알부민 기능성 원료는 ‘난백알부민’이 아니라 풀무원건강생활에서 개발한 ‘PMO 참밀알부민’이다.

그 기능도 혈중 알부민 증가가 아니라 식후 혈당 상승 억제로, 기전 역시 혈청 알부민 보충과는 무관하다. 이에 반해 난백알부민은 식약처 원료 데이터베이스상으로만 본다면 일반 식품원료에 해당한다.

근본적인 문제는 먹는 방식 자체에 있다. 음식으로 섭취한 단백질은 소화 과정에서 아미노산으로 분해되어 흡수된다. 먹은 알부민이 그대로 혈관으로 들어가 혈청 알부민이 되는 구조가 아니다. 혈청 알부민 수치는 간의 합성 기능, 염증, 감염, 신장이나 장으로의 단백질 소실, 체액 상태 등 여러 요인의 영향을 받는다.

관련 연구들에서도 알부민은 영양 상태보다 염증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고 지적했으며, 영양 지원이 단기간의 혈청 알부민 상승으로 바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결과도 있다. 저알부민혈증을 난백알부민 제품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기대는 이런 맥락에서 과장에 가깝다.

그렇다고 영양이 중요하지 않다는 뜻은 아니다. 대한간학회는 복수를 동반한 간경변 환자에서 하루 단백질 1.2~1.5g/kg 섭취를 권고한다. 특정 제품을 섭취하라는 의미가 아니라 충분한 단백질과 열량을 전체적으로 맞추라는 의미다.

◇ 간질환에서 근거가 있는 건 정맥 주사용 알부민

정맥 주사용 알부민은 일부 간질환 상황에서 분명한 근거가 있다. 3L가 넘는 대량 복수 천자를 할 때는 배액하는 복수 1L당 6~8g의 알부민 투여가 권고된다. 자발성 세균성 복막염에서도 항생제에 알부민을 더했을 때 신기능 악화 및 입원 중 사망이 감소했다는 연구가 있다. 간신증후군에서는 알부민이 혈관수축제와 함께 쓰는 치료 일부다. 이처럼 간질환에서 알부민이 의미 있는 상황은 단순 보충이 아니라 합병증의 기전을 겨냥한 치료다.

◇ 그렇다고 모든 저알부민혈증에 알부민이 답은 아니다

입원한 비대상성 간경변 환자들의 알부민 수치 개선을 목표로 알부민을 반복 투여한 연구에서는 감염, 신기능 악화, 사망을 줄이지 못했고 중증 이상반응은 늘었다. 미국소화기학회에서도 합병증이 없는 단순 복수에서는 알부민을 사용하지 않는 것을 권고한다. 현재 장기 정맥 주사용 알부민 역시 연구마다 결과가 엇갈려 모든 간경변 환자에게 일괄적으로 적용되는 표준치료라기보다는 필요한 환자를 면밀하게 따져야 하는 영역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 수치보다 먼저 봐야 할 것은 원인이다

간질환에서 중요한 질문은 ‘알부민을 무엇으로 채울까?’가 아니라 ‘왜 낮아졌을까?’다. 복수가 생겼는지, 감염이 동반됐는지, 신기능이 나빠졌는지, 실제 영양 섭취가 부족한지 등 그 원인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 알부민 수치가 낮다는 말을 들었을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첫 번째는 제품을 고르는 것이 아니라 그 수치가 왜 낮아졌는지 확인하기 위해 진료실을 찾는 것이다.

먹는 알부민 관련 과학적 진실(출처 대한간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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