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창영 특검, 최강욱 따로 만나 "특수본 만들어 3년 수사해야"

사회

뉴스1,

2026년 4월 16일, 오후 04:55

권창영 2차 종합특검팀 특별검사. 2026.2.26 © 뉴스1 김민지 기자
권창영 특별검사가 국군방첩사령부의 '군 블랙리스트' 작성 의혹의 핵심 참고인인 최강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특검 사무실에서 따로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권 특검은 최 전 의원에게 수사 진행상황 등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져, 특검보들에 이어 특검이 재차 수사 공정성 문제를 일으켰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6일 뉴스1 취재에 따르면 최 전 의원은 전날(15일) 진보 성향의 유튜브 채널 '매불쇼'에 출연해 자신을 "(종합특검의) 주요 참고인"이라고 소개하며 "(권) 특검을 뵙고 왔다"고 말했다. 이어 "(특검 사무실에) 들어가서 확인해 보니, 내란의 준비와 흐름에, 단순히 윤석열 혼자 술 먹다가 '야 용현아 계엄이나 한번 하자' 이게 아니었다"며 "다 그걸 받치는 어떤 세력들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권 특검이 "그런 것을 뿌리 뽑으려면, 이 수사를 해서 발본색원하려면 특별합동수사본부를 만들어서 한 3년을 (수사)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고 최 전 의원은 전했다.최 전 의원은 함께 패널로 출연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서영교·김승원 의원에게 "국회에서 꼭 좀 염두에 두고 제도화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요청하기도 했다.

최 전 의원은 '일정 부분 성과를 가시적으로 보여줘야 여론이 형성돼 그쪽(특수본)으로 갈 수 있지 않느냐'는 진행자의 말에 "(권 특검이) 그 부분에 대해서도 약간 걱정하더라"며 "예를 들어 (종합특검 관련) 뉴스가 뜸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가시적인 수사 성과를 위해 선제적으로 구속 및 기소를 하게 되면 파견 검사가 재판에 들어가 수사 인력이 부족해지기 때문에"(권 특검은 수사 성과를) 차곡차곡 쌓아서 한 번에 (발표)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최 전 의원은 '(종합특검) 수사가 잘 이뤄지고 있냐'는 진행자 말에 "네, 잘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자료들은 다 나왔다"며 "'(윤 정부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일찍 내란을 준비하고 있더라'는 얘기를 2차 종합특검이 여러 군데서 확인한 것 같다"고도 했다.

최 전 의원은 종합특검이 수사하는 '방첩사 블랙리스트 의혹'의 주요 참고인으로 지난 14일 오후 경기 과천 소재 특검 사무실에서 소환 조사를 받았다. 이때 권 특검을 만나, 이 같은 대화를 나눈 것으로 보인다.
최강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2025.8.22 © 뉴스1 안은나 기자

블랙리스트 의혹은 윤석열 정부 방첩사가 전·현직 군 장성들을 특정 인사와 친분이나 출신 지역, 정치 성향 등을 조사해 블랙리스트 문건을 만들어 관리하며 군 인사에 개입했다는 내용이다.군 법무관 출신의 최 전 의원은 2018~2020년 문재인 정부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2020~2023년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등을 지냈다.윤 정부 방첩사는 최 전 의원과 연고가 있는 군법무관 30여명의 명단을 이른바 '최강욱 리스트'로 별도 작성해 관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전 의원은 참고인 조사 과정에서 확인한 것으로 추정되는 최강욱 리스트 관련 내용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기도 했다. 그는 "저와 관련해 블랙리스트를 만들고 한 것도 2023년 하반기부터 이미 시작했다"며 "방첩사 규정도 바꾸고 인원들도 자기들이 시킬 수 있는 사람으로 인원들도 다 바꾸고 (했다)"고 말했다.

최 전 의원은 "저와 관련한 파일을 만들어 서버에 저장해야 하는데, 나중에 압수수색 나오거나 확인될 것을 대비해 제목을 '최강욱 관련 파일' 이렇게 해놨다가 다 바꿨다"며 "키워드 검색에 걸리지 않게 말도 안 되는 '감자튀김' 이런 식으로 해놓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기들 보고용으로 손 글씨로 (문건을) 만들어 별도 보고했다"며 "핵심 라인은 다 충암고"라고 밝혔다.

법조계에서는 특검이 직접 참고인을 만나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특히 참고인 조사와 관련 없는 내용을 특검이 사건 관계자에게 얘기했다면, 수사 기밀 유출뿐만 아니라 수사의 공정성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과거 특검 파견 이력이 있는 한 법조계 인사는 "특검이 참고인을 만나는 것이 흔치 않지만 불가능하지는 않다"며 "다만 참고인과 관련이 없는 특정 수사 사항을 알려주거나 수사 기밀 등을 말하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특검 수사 경험이 있는 한 변호사도 "(권 특검이) 자신들 수사와 관련해 외곽 지원이나 어떤 정치적인 해결을 모색하고 있다면, 주요 참고인 조사 목적이 아닌 여권의 유력 정치인으로서 만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짚었다. 이 변호사는 "종합특검의 수사 기밀이 유지되고 있는 것인지 의문"이라며 "참고인과 관련 없는 수사상 비밀을 알려줬다면 경우에 따라서 공무상 기밀 누설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뉴스1은 권 특검에게 최 전 의원과 만남 경위 등에 관해 물어보고자 이틀간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 종합특검 관계자는 "권 특검이 최 전 의원과 만난 사실을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이날 종합특검팀은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과 관련해 용산 대통령실 개입 의혹을 수사할 담당 특별검사보를 기존 권영빈 특검보에서 김치헌 특검보로 교체했다. 권 특검보는 과거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방용철 전 쌍방울 부회장을 변호한 이력이 확인돼 공정성 논란이 인 바 있다. 방송인 김어준 씨의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수사 대상과 상황을 설명한 김지미 특검보에 대해선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younm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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