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벨라 방류' 시위 벌인 환경단체 대표에 징역형 구형

사회

뉴스1,

2026년 4월 16일, 오후 06:38

2012년 12월 해양생물보호단체 '핫핑크돌핀스' 활동가들이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앞에서 벨루가 벨라 방류를 촉구하며 현수막 시위를 벌이고 있다./(핫핑크돌핀스 측 제공)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의 흰고래(벨루가) '벨라'를 방류하기로 한 약속을 이행하라며 현수막 시위를 벌이다 재판에 넘겨진 해양환경단체 대표에 대해 검찰이 징역 1년을 구형했다.

서울동부지법 형사항소1-1부는 16일 오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재물손괴) 및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황 모 씨의 항소심 결심공판을 열었다.

검찰 측은 벌금 200만 원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1년을 구형한 원심 구형에 상응하는 형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구했다.

이어 "본건 재물손괴 대상은 전시의 기능을 가지고 있는 수조"이며 "적법 절차와 민주적인 토론을 통해 목표를 달성해야 할 것이지 다른 사람의 법익을 침해하는 수단과 방법으로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우리 법질서가 인정하는 의사 표현의 형태에 맞지 않는다"고 했다.

이에 황 대표 측 변호인은 "피고인의 행위는 대기업의 불법을 고발하려 한 시민의 정당한 행위"라며 무죄를 주장했다. 또 "힘 있는 자가 힘없는 자의 입을 막으려는 것이 이 사건 소송"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검찰과 호텔롯데 측은 황 대표 등 활동가들이 현수막 시위에 사용한 스티커 등이 수조를 손괴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황 대표 측은 "피고인이 강제로 (벨라) 전시를 막았다고 보기 어렵다"며 "피고인이 현수막을 수조에 부착하기 위해 사용한 테이프 등 도구는 일반인도 특별한 화학용품 없이 제거제나 알코올 등으로 쉽게 제거 가능하다"고 했다.

이어 "사건 당일은 평일 오전 시간대로 관람객은 적었고, 유치원생 관광객들이 있었지만 오히려 피고인의 (시위) 행위에 대해 호응해 줬다"고 했다.

변호인은 황 대표가 아쿠아리움 내 시위에 이르기까지 호텔롯데 측이 거듭 벨라를 '스타 생물'로만 취급하며 방류하기로 한 약속을 7년째 미뤄 왔다고 지적했다. 호텔롯데 측의 업무가 동물보호와 상반된 '반사회적' 업무이므로 애초에 업무방해 혐의가 성립할 수 없다는 논리다.

아울러 가디언지의 보도를 인용해 호텔롯데 측이 2026년 벨라를 아이슬란드에 방류하겠다고 2023년 국정감사에서 발표한 바와 달리, 실제로 방류를 위한 논의는 전혀 진행된 바 없다고 했다.

황 대표 측이 이날 프레젠테이션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벨라는 본래의 습성을 유지하기 어려운 수조에서 살고 있다.

벨루가는 깊이 1000m까지 잠수 가능하며 최대 6000㎞까지도 이동할 수 있는 동물이지만 벨라가 사는 수조의 수심은 1층 1.3m, 2층 6.8m로 몸통의 두 배 정도에 불과하다.

© 뉴스1 김지영 디자이너

황 대표는 이날 최후 발언을 통해 "기업에 사회적 책임을 묻고, 자유를 박탈당한 존재의 삶을 회복시키려던 제 행동이 유죄 판결을 받고 '범죄'로 규정된다면 앞으로 더 많은 시민사회단체와 활동가들이 롯데와 같은 기업으로부터 부당한 탄압을 받게 될지 모른다는 큰 우려와 책임감이 든다"고 했다.

그는 "이번 재판이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의 마지막 생존 흰고래 '벨라'를 포함한 감금된 동물들의 해방을 이끄는 역사적 판결이 되길 고대한다"고 했다.

앞서 황 대표는 2022년 12월 핫핑크돌핀스 활동가들과 벨루가 수조 앞에서 현수막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당시 이들은 "벨루가를 바다로 돌려보내라"라고 주장하며 현수막을 양면테이프로 수조에 붙이려 했으나 경호원들의 제지로 10여분 만에 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에는 2013년부터 벨라·벨리·벨로 등 3마리의 벨루가가 반입돼 살고 있었으나 벨라를 제외한 2마리는 '패혈증' 등으로 2016년과 2019년 각각 사망했다.

realkw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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