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에 맞섰는데 빚까지"…장애인 차별소송 '비용 장벽' 낮춘다

사회

이데일리,

2026년 4월 17일, 오전 11:33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장애인이 차별 구제를 위해 소송을 제기하더라도 패소 시 상대방 소송비용까지 부담해야 하는 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입법이 추진된다. 공익적 성격이 강한 차별구제 소송의 특성을 반영해 비용 부담을 완화하겠다는 취지다.

김남희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은 17일 장애인 차별구제 소송에 대해 법원이 소송비용을 각자 부담하도록 할 수 있는 특례를 신설하는 내용을 담은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다고 밝혔다.

김남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뉴시스)
김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 법은 저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다”며 공익변호사 시절 경험을 언급했다. 그는 “과거 중증장애인이 거주시설에서 학대로 사망한 사건에서 유족을 대리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첫 대법원 판결을 이끌어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해당 판결 이후에도 유족에게 약 2000만원의 소송비용이 청구되는 현실을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일부 패소를 이유로 국가와 지자체가 피해자에게 비용을 청구하고 있다”며 “공익소송도 일부 패소하면 소송비용 부담이 발생해 사회적 약자들이 소송 자체를 주저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짚었다.

현행법은 장애를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피해자가 법원에 차별구제 청구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별도의 소송비용 감면 규정이 없다. 이로 인해 패소 시 상대방 변호사 비용까지 부담해야 하는 구조다.

특히 장애인 차별구제 소송은 개인 간 분쟁을 넘어 헌법상 평등권과 인간의 존엄 회복이라는 공익적 성격이 강하다. 이런 점에서 일반 민사소송과 동일한 비용 부담 구조는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개정안은 장애인차별금지법상 금지된 차별행위 시정을 위한 소송에 대해 법원이 공익성, 소송 경위, 패소 사유, 당사자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소송비용을 각자 부담하도록 할 수 있는 특례조항(제48조의2)을 신설하는 내용을 담았다.

김 의원은 “차별에 맞서 법원 문을 두드렸다는 이유로 패소시 막대한 소송 비용까지 감당해야 한다면 이는 실질적인 권리구제라고 보기 어렵다”며 “차별구제 소송의 공익적 성격을 제도적으로 반영해 장애인의 평등권과 재판 청구권을 보다 두텁게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장애인 차별 소송은 개인의 권리 회복을 넘어 사회 전반의 차별을 바로잡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비용 장벽 때문에 정당한 권리 행사가 좌절되지 않도록 하는 분명한 전환점이 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