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밤 11시, 대구 달성군의 한 외딴 창고에 경찰과 시민단체인 동물자유연대가 기습하자 현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50대가 넘는 차량이 빼곡히 들어찬 이곳은 다름 아닌 ‘대규모 불법 투견 도박장’이었다.
대구 달성군 투견장에서 발견된 한 투견의 모습(사진=동물자유연대)
투견장은 단순히 싸움을 붙이는 데 그치지 않았다.
불법으로 약물을 투여해 치료가 필요한 상황에서도 끝까지 링 위로 밀어넣기 위한 각종 도구들이 발견됐다.
링 옆에서는 봉합용 실, 가축용 항염제, 주사기 등 수의약품이 나왔다.
전문가의 진단 없이 개들을 ‘더 오래, 더 처절하게’ 싸우게 하려는 불법 의료 행위까지 자행된 것이다.
개의 입 안에 쑤셔넣어 강제로 싸움을 중단시키는 도구인 칼 (사진=동물자유연대)
일부 투견들은 온몸이 상처 투성이로 피를 흘리며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상태였다.
단속이 시작되자 일부 참가자들은 개를 인근에 버리거나 차량에 싣고 도주를 시도했다. 그러나 경찰이 도주로를 사전에 차단하면서 현장에서 대거 검거됐다.
상처가 난 채로 약물을 투여받으며 링 위에 올려졌던 투견장 개의 다리. (사진=동물자유연대)
동물자유연대 관계자는 “투견은 다양한 출처가 있지만 보통은 집단적으로 사육하며 훈련이 진행된다”며 “위탁 시설에서 관리인들이 투견을 사육·관리·훈련시키는 방식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훈련 과정에서 폭력도 당연히 자행된다”고 밝혔다.
이어 “과거에도 투견 사육 시설이 적발된 사례가 있으며, 훈련 과정에서 발생하는 동물학대와 맹견 관리 부실 등 동물보호법 위반 행위가 심각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적발은 동물자유연대와 대구 달성경찰서의 치밀한 공조로 이뤄졌다. 경찰은 도주로를 차단하고 현장에서 피의자 68명을 검거했다. 판돈은 수천만 원대에 달했다. 도주하던 이들이 유기한 개들은 현재 동물자유연대가 경찰로부터 정식 위탁을 받아 긴급 보호 중이다.
현행 동물보호법 제10조는 도박·오락 등의 목적으로 동물에게 상해를 입히는 행위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는 “동물을 도박의 도구로 삼는 낡은 문화는 이제 완전히 뿌리 뽑아야 한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투견의 사육, 훈련, 관리 전반에 걸친 불법 행위를 끝까지 추적해 대응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위탁 형태로 관리인이 투견을 사육·훈련하는 구조도 일부 존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향후에는 투견 사육과 훈련, 관리 전반까지 대응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대구 달성군 투견장 링 모습(사진=동물자유연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