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로선 중대재해를 줄이기 위해 안전에 깊이 관여할수록 여러 하청과 교섭해야 하는 난관에 봉착하게 되는 구조다. 이마저도 개별 사례에 따라 노동위 판정이 엇갈리면서 결정 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19일 노동위원회에 따르면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오는 24일 ㈜한화, GS건설(006360), 삼성물산(028260) 등 대형 건설사 3곳을 대상으로 교섭단위 분리 신청 사건을 심판한다. 모두 민주노총 건설노조에서 제기한 사건으로 다른 사업과 분리해 ‘건설 분야’에 대해서만 하청노조가 원청과 교섭을 진행하게 해달라고 낸 신청이다. 삼성물산은 건설·패션·디자인, GS건설은 건설·플랜트, 한화는 건설·방산 등 한 건설사에서 여러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이에 건설 사업 관련 하청노조의 교섭단위를 다른 사업과 분리시켜달라는 요청이다.
통상 하청노조는 다른 하청노조와 별도로 원청과 개별 교섭하게 해달라는 교섭단위 분리신청을 노동위에 접수할 수 있다. 교섭단위는 기본적으로 원청의 사용자성이 있다는 기본 전제가 있어야 분리할 수 있기 때문에 교섭단위 분리 신청이 인용될 경우 사용자성도 동시에 인정된다. 만약 기각된다고 해도 이와 별도로 원청의 사용자성은 인정하는 판정이 나올 수도 있다.
건설노조 관계자는 “사업 부문별로 교섭단위를 분리해달라고 요청했다”며 “노동위에서 이를 인용해서 실제로 분리가 되면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한국노총 소속 하청노조도 교섭에 참여한다는 의사를 밝힐 경우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진행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서울지노위는 20일 극동건설을, 울산지노위는 22일 현대엔지니어링을 대상으로 사용자성 판단을 진행한다.
건설 공사 현장.(사진=연합뉴스)
건설사들의 경우 중대재해처벌법 영향으로 원청이 산업안전 의무를 이행하고 있는데, 이는 노란봉투법에서 사용자성을 인정받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산업재해를 줄이기 위해 원청이 안전관리에 세세하게 관여할수록 하청노조와 직접 교섭하게 되는 ‘딜레마’에 빠지는 것이다.
박수근 중앙노동위 위원장은 “산업안전 의제는 원·하청 구조와 관계없이 (사용자성이) 인정될 가능성이 크다”며 “지금 (노동위 판결은) 산업안전에서 인정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마저도 건설사에 대한 판정이 지방노동위별로 다르게 나오면서 현장 혼란은 가중되고 있다. 전남지노위는 중흥토건·중흥건설의 사용자성을 인정하지 않은 반면, 경북지노위는 포스코이앤씨의 사용자성을 인정했다.
건설업 안에서도 엇갈린 결과가 나오면서 사용자성 판단에 대한 기준이 모호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해당 사건에 대한 판정문 또한 결정이 나온 날로부터 30일 지나야 공개되는 탓에 하청노조에서도 구체적인 판정 이유는 알지 못하는 실정이다. 노동계 관계자는 “직접 사건을 신청한 노조에서도 결과만 통보받기 때문에 세세한 판정 이유 등을 알기 힘들어 답답하다”며 “(지난 9일 결정난) 포스코이앤씨에 대한 판정문도 아직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편 전국 지방노동위는 다음 주 건설사 외에 대학병원과 공공기관에 대한 판정도 진행한다. 20일에는 △전남지노위(조선대병원) △전북지노위(전북대병원)에서, 22일에는 △서울지노위(이화여대 의료원)에서 교섭요구 사실 미공고 시정신청에 대한 판정을 진행한다. 공공기관은 △서울지노위(서울교통공사, 한국원자력의학원) △울산지노위(울산항만공사)에서 교섭요구 사실 미공고 시정신청을, △전남지노위(한전KPS)에서는 교섭단위 분리 신청에 대한 판정을 내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