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고령운전자 '페달 오조작' 사고 막는다

사회

이데일리,

2026년 4월 20일, 오후 07:39

[수원=이데일리 황영민 기자] 사망자 4명 등 22명의 사상자를 낸 2025년 11월 ‘부천 제일시장 트럭돌진’ 사고와 2024년 7월 9명의 생명을 앗아간 ‘서울시청역 역주행’ 참사. 두 사고의 가해자는 각각 67세와 68세 고령운전자로 원인은 급발진이 아닌 ‘페달 오조작’이었다.

고령운전자 페달 오조작 사고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면서 경기도의회가 사고 예방을 위한 제도 마련에 나선다. 20일 경기도의회에 따르면 21~28일 열리는 제389회 임시회에서 이홍근 도의원(더불어민주당·화성1)이 대표발의한 ‘경기도 고령운전자 차량 급가속 사고 예방 장치 설치 지원 조례안’을 심의할 예정이다.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지난 2020년부터 2024년 상반기까지 차량 급발진 의심으로 감정 의뢰된 사고 326건 중 60세 이상 운전자가 탑승한 사고는 233건(71.4%)을 차지했다. 감정 결과 차량 급발진이 아닌 페달 오조작으로 판명된 사고는 76.1%에 달했다.

고령운전자로 분류되는 65세 이상 운전면허 소지자의 교통사고 비율은 2020년 14.8%(3만 1072건)에서 2024년 21.6%(4만 2369건)로 크게 늘었다.

(그래픽= 이미나 기자)
같은 기간 경기도내 고령운전자 차량 보유 대수 또한 62만 5364대에서 94만 9586대로 30만대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104만 1487대로 100만대를 넘어섰을 뿐만 아니라 2030년에는 140만 3743대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경기도내 고령운전자의 면허 자진반납 사례는 2022년부터 2025년까지 연평균 2만 5147건으로 등록차량 대수 대비 2.8%에 불과한 실정이다.

경기도에서 발생한 고령운전자 교통사고는 2022년 7919건에서 2023년 9170건, 2024년 9761건으로 2년새 23.2% 증가했다. 2024년 경기도 교통사고 사망자 472명 중 20.9%에 달하는 99명이 65세 이상 고령운전자가 탑승했던 사고에서 발생했다.

경기도와 경기도의회는 이번 조례 제정을 통해 도내 65세 이상 고령운전자 차량에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 설치 비용을 지원해 앞서 발생한 사고들과 같은 불의의 참사를 막겠다는 계획이다.

페달 오조작 방치 장치란 운전자에 의한 가속페달 오조작을 감지하고, 의도하지 않은 급가속을 제어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앞서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의 성능과 기준에 관한 규칙’ 개정으로 2029년 1월 1일부터 생산되는 승용차와 2030년 1월 1일부터 생산되는 3.5t 이하 승합·화물·특수차에는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를 의무 설치해야 한다.

교통사고가 발생한 서울 시청역 인근 교차로에서 경찰이 현장 조사에 나서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하지만 기존 생산·운행 중인 차량에 대해서는 장치 설치 의무가 소급 적용되지 않아 별도 행·재정적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해당 조례가 경기도의회를 통과하면 오조작 방지 장치 지원에 기존 운행 차량까지 포함시키는 건 전국 최초다.

조례가 통과되면 올해부터 매년 1037억 1070만원(도비 30%, 시군비 70%)을 들여 도내 고령운전자 140만여명의 차량에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를 설치할 수 있게 된다. 다만 시군비 분담금에 포함될 운전자 자부담 비용은 별도 산정하지 않은 상태다.

이홍근 도의원은 “고령운전자의 페달 오조작으로 인한 급가속 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해 중대한 인명 피해로 이어지고 있지만 예방하기 위한 제도이지만 정책적 대응이 미흡한 실정”이라며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 등 기술적 수단을 활용한 사고 예방이 효과적인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제도 기반이 부족해 보급 및 확산에 한계가 있어 조례를 발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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