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준비한 고교학점제…자체 평가에서도 '중간' 수준 그쳐[only 이데일리]

사회

이데일리,

2026년 4월 20일, 오후 07:41

[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교육부의 고교학점제 정책 추진 역량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내부 평가가 나왔다. 2018~2024년 7년간 고교학점제 연구학교를 운영하며 제도 도입을 위한 준비를 거쳤지만 고교학점제를 전면 도입한 지난해 학교 현장에는 연착륙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특히 학점 미이수 학생에 대한 최소성취수준 보장지도(최성보) 운영 혼란, 소인수 과목 기피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교원3단체(교사노동조합연맹,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지난 1월 1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교학점제 행정예고안에 대해 출석률 중심 이수 기준 설정, 기초학력 별도 지원 체계 구축, 진로선택 및 융합선택 과목 절대평가 적용 등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20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는 최근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5년 자체평가 결과보고서’를 공개했다. 교육부는 정책 추진 성과를 자체적으로 평가하는 ‘자체평가위원회’(위원회)를 꾸려 매년 ‘자체평가 결과보고서’를 내고 있다. 위원회는 교육부의 주요 정책에 1등급부터 7등급까지 등급을 매겨 성과를 평가한다. 1등급에 가까울수록 우수하다는 의미다.

위원회는 고교학점제가 포함된 ‘미래역량을 함양하는 학교 교육과정 안정적 운영 지원’ 정책에 4등급을 부여했다. 4등급은 상위 30%~70%에 해당하는 구간으로 중위권 성적에 속한다.

보고서는 “교육부는 고교학점제의 여러 문제를 시정하기 위해 개선 대책을 수립하고 제도 안정화를 위해 노력했다”면서도 “시행 초기에는 최성보 운영에 관한 교사 반발 등의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책 준비 과정에서 여러 부작용을 예상하지 못했다면 교육부의 정책 역량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교육부는 2018년부터 2024년까지 고교학점제 연구학교 309곳을 지정해 시범 운영하면서 개선사항을 발굴·점검했다. 하지만 지난해 학교 현장에서는 제도의 부작용이 다수 발생했다. 교사들이 가르쳐야 하는 과목이 늘고 최성보 운영까지 맡아 업무부담이 커진 게 대표적 사례다.

이에 교육부는 고교학점제 보완 대책을 두 차례에 걸쳐 발표했다. 이를 통해 최성보 시수를 기존 1학점당 5시수에서 3시수로 변경하고 선택과목의 학점 이수 기준도 국가교육위원회의 권고를 반영해 학업성취율 40% 요건은 제외하고 출석률 3분의 2 이상만 채우면 되는 것으로 바꿨다.

하지만 학생들이 소인수 과목(학교에서 정규과정 외에 학생의 진로·적성에 맞춰 개설해 운영하는 과목)을 기피하는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다. 상대평가방식인 내신체제에서 같은 수업을 듣는 학생 수가 적으면 내신 상위등급을 확보하기 어려운 만큼 수강인원이 많은 과목으로 학생들이 몰리는 것이다. 지방의 소규모 학교에서는 교·강사가 부족해 학생들이 원하는 과목이 개설되기 어렵다는 한계도 있다.

전문가들은 온라인수업과 학교 간 공동교육과정을 강화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재덕 한국교원대 교육학과 교수는 “교육당국이 시간제 강사에 대한 비용을 학교에 지원해 학생이 원하는 과목을 개설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온라인학교와 공동교육과정 운영도 확대하면 소인수과목 기피 현상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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