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전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뉴스1 © News1. 2025.11.20 © 뉴스1 구윤성 기자
지난해 속초 현장체험학습 사고로 담임교사가 항소심에서 금고형을 선고받은 이후, 수학여행·수련회 등 숙박형 체험학습이 절반 수준으로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지난 3월 23~30일 전국 분회장 78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6 현장체험학습 실태조사' 결과, 숙박형 체험학습을 운영한 학교는 53.4%에 그쳤다고 밝혔다.
비숙박형만 운영한 학교는 25.9%, 학교 내 체험활동 중심은 10.8%였으며, 체험학습을 사실상 중단한 학교도 7.2%에 달했다. 전교조는 이같은 추이에 지난해 속초 현장체험학습 사고로 기소된 담임교사가 항소심에서 금고 6개월의 유죄를 선고받은 영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체험학습 운영 과정에서 교사의 의견이 반영된다는 응답은 72.2%였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부담이 지속되는 모습이다. 응답자의 35.5%는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참여를 요구받거나 추진 압박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교사들의 불안감은 매우 높은 수준이다. 응답자의 89.6%는 사고 발생 시 형사책임까지 질 수 있다는 불안을 느낀다고 답했으며, 이 중 54.8%는 '매우 크다'고 응답했다.
행정 부담도 심각했다. 체험학습 준비 과정의 행정업무가 과중하다는 응답은 84.0%에 달했다. 계약, 안전 점검, 사전 서류 등 업무가 늘어나면서 교사가 교육보다 행정에 매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민·형사상 책임을 직접 경험했다는 응답은 0.5%였지만, '보거나 들은 적 있다'는 응답이 31.2%에 달해 간접 경험을 통한 공포가 확산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구조는 체험학습 축소로 이어지고 있다. 숙박형 프로그램을 기피하거나 운영을 줄이면서 학생들의 체험 기회가 감소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교사들이 꼽은 가장 시급한 개선 과제는 '형사책임 면책 강화'(80.86%, 복수응답)였다. 이어 △숙박형 체험학습 제한 또는 중단(30.80%) △안전조치 기준 명확화(26.62%) △전문 안전인력 확보(25.5%) △교사 선택권 보장(21.9%) 순으로 나타났다.
전교조는 "교사가 민원 대응과 사고 책임, 과도한 행정 업무에 노출된 환경에서는 안정적인 교육활동이 어렵다"며 "교사의 안전과 교육활동을 보장하는 제도는 학생 학습권을 지키기 위한 최소 조건"이라고 밝혔다.
이어 교육당국에 △교육활동 중 사고에 대한 업무상과실치사상 적용 배제 △숙박형 체험학습 운영 기준 재검토 △행정업무 정비 등을 요구했다.
cho@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