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수술 5만례 환자는 65세 남자 김 씨다. 김 씨는 당뇨로 수년간 내과를 내원하던 중 종양표지자가 상승해 시행한 CT 검사에서 우연히 신장 종양이 발견됐다. 환자는 상급병원 진료를 권유받았고 세브란스병원 비뇨의학과 함원식 교수를 찾았다.
신장 MRI 검사로는 악성 여부를 명확히 판단하기 어려워 정확한 진단을 위해 초음파 유도하 조직검사를 받았고 신장세포암(Renal Cell Carcinoma, RCC) 1기 진단을 받았다. 종양의 크기는 약 3.6㎝로 위치 또한 정상 조직을 최대한 보존할 수 있는 부분절제가 가능한 위치였다.
함원식 교수는 신장 전체를 제거하는 전절제술이 아닌 로봇을 이용한 부분절제술을 치료 방법으로 결정했다. 부분절제술은 종양만을 선택적으로 제거해 신장 기능을 보존하는 고난도 수술이다. 신장은 혈류가 풍부한 장기이기 때문에 수술 중에는 신장으로 가는 혈류를 일시적으로 차단한 상태에서 짧은 시간 내 종양을 정밀하게 절제한 뒤, 신장을 다시 원래 형태로 봉합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는 출혈 조절과 허혈 시간의 최소화가 중요한데, 로봇수술은 고해상 3차원 영상과 정교한 기구 조작을 통해 정밀하고 안전하게 수행 가능하다.
세브란스병원이 보유 중인 수술 로봇은 수술용 12대와 교육용 2대다. 이 중 수술 절개 창을 하나만 내는 단일공(Single Port) 모델은 5대에 달한다. 단일공 로봇수술은 갑상선, 구강암 절제술 등 좁고 깊은 부위 수술에 유리하며 수술 구멍이 하나인 만큼 통증과 흉터를 줄여 환자의 만족도가 높다.
단일공 수술 비중도 크게 성장했다. 처음 단일공을 시행한 2018년에는 다공(Multi Port) 수술을 포함한 전체 대비 2%에 불과했지만 2024년 40%를 기록했다. 2026년에는 4월 기준 47%로 올라섰다.
세브란스병원에서는 비뇨의학과, 갑상선내분비외과, 위장관외과, 이비인후과, 대장항문외과, 산부인과, 간담췌외과, 흉부외과, 유방외과 등 다양한 임상과에서 로봇을 활용해 수술을 진행하고 있다.
임상과별 수술 현황을 보면 외과계열이 전체의 48%를 차지하며 가장 높은 비중을 보였고 그 중 갑상선내분비외과가 전체의 26%로 외과계열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어 비뇨의학과가 34%의 높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이비인후과(10%), 산부인과(6%) 등이 뒤를 이었다.
◇ 연구·교육 분야에서 영향력 확대
국제학술지 ‘로봇수술지(Journal of Robotic Surgery)’가 지난해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연세대학교는 2014~2023년에 로봇수술 연구 196편을 게재했다.
2014~2023년 학술 논문 데이터 ‘웹 오브 사이언스(Web of Science)’에 등재된 로봇수술 연구 9,432건의 인용횟수 등을 조사했다. 연세대학교가 게재한 연구는 196건으로 선두를 차지했다. 또 논문 인용 횟수는 3,635건에 달했다.
함원식 로봇내시경수술센터 소장이 로봇수술을 진행 중이다.
2008년부터 현재까지 세브란스병원에서 로봇수술을 연수한 의사는 미국, 영국, 일본 등 43개 국가 출신 2300여명에 이른다.
이강영 세브란스병원장은 “로봇수술 5만례 달성은 단순한 숫자를 넘어 환자 안전과 치료 성과를 중점을 둬 이뤄낸 결과”라며 “앞으로도 첨단 수술 기술과 임상 역량을 바탕으로 환자 맞춤형 정밀의료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