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2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 BGF 리테일 본사 앞에서 ‘CU(BGF리테일)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사측의 책임있는 사과와 교섭 재개 요구, 책임자 처벌 등을 요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과 김병철 전국금속노동조합 부위원장 등 민주노총 관계자 약 30명이 참석했다. 경찰은 혹시 모를 충돌에 대비해 10여 명의 경찰관을 기자회견장 주변에 배치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양경수 위원장과 노조 대표자들이 21일 오후 서울 강남구 BGF리테일 본사 앞에서 CU(BGF리테일) 규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 뉴시스)
이들은 기자회견 시작에 앞서 전날 사망한 서모(58) 화물연대 전남지역본부 광양컨테이너지회장을 추모하기 위해 묵념했다. 20일 오전 경남 진주시 정촌면 BGF 로지스 진주센터 후문 앞에서 집회 중이던 화물연대 전남지역본부 조합원 3명이 회사 쪽 대체 차량인 2.5t 탑차에 치이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서 지회장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망했고, 다른 조합원 2명은 각각 중상과 경상을 입었다. 20대 경찰 기동대원도 머리에 타박상을 입는 등 경상을 입었다.
양 위원장은 “CU편의점의 물류를 책임지던 화물노동자가 자본 폭주에 의해 숨졌다”며 “심야·새벽을 가리지 않고 한 달에 320시간 넘게 일하던 노동자들이, 아파서 쉬려면 2배의 대차 비용을 지불해야 했던 노동자들이 유일하게 요구한 것은 대화와 교섭”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CU 운영사인 BGF리테일은 교섭을 회피하고 이를 화물연대 노동자들의 물량을 빼았고 손해배상으로 협박했다”고 했다. 양 위원장은 BGF리테일을 향해 “석고대죄하고 즉시 교섭에 나서 노동자들의 정당한 요구를 수용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는다면 120만 민주노총 조합원 전체의 타격 대상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경찰이 20일 경남 진주시 정촌면 BGF로지스 진주센터에서 화물연대 관계자 1명이 숨지고, 2명이 다친 사고와 관련해 현장에서 사고 차를 조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CU의 파업 파괴 시도 노동자의 죽음에 대한 사과 △원청의 사용자성 인정 및 화물노동자와의 운송료 협의 개시 △경찰의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개정 노조법에 따른 하청노동자의 교섭권 실질 보장 등을 요구했다.
앞서 화물연대 경남지역본부 소속 CU 화물운송 노동자들은 지난 5일부터 원청(BGF로지스)과의 대화 및 직접 교섭을 요구하는 집회를 이어오고 있다. BGF로지스는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의 자회사다. 화물 운송 노동자들은 물류센터가 개별 계약한 운송사에 소속된 ‘특수고용 노동자 신분’이다. 화물연대는 △경기 안성 △강원 원주 △전남 나주 △경남 진주 △충북 진천 등의 물류센터에서 원청교섭을 요구하며 전국적인 파업 및 집회를 하고 있다.
사망 사고 발생 이후 경남경찰청은 사고를 낸 대체 차량 기사를 특수상해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또 광역수사대장을 팀장으로 하는 20명 규모의 전담수사팀을 꾸려 집중 수사에 나섰다. 이어 경찰 20개 중대 1000여명을 현장에 배치했다. 21일 오전 화물연대 노조 조합원 40여 명은 경남경찰청장 면담을 요구하며 청사 진입을 시도했으나 경찰에 막혀 막혀 내부로 들어가지 못했다.
21일 오전 화물연대 조합원 40여명이 경남경찰청장 면담을 요구하며 경남경찰청 청사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번 사고와 관련해 고용노동부는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며 “이번 사안은 실질적·구체적 지배력에 기반한 개정 노동조합법 제2조에 따른 원·하청 교섭 문제를 넘어선 상황”이라고 밝혔다. “소상공인, 개인사업자 등 상대적으로 취약한 지위에 있는 분들이 단결해 대화와 교섭을 요구할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되지 못한 것이 근본 원인”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한편 원청인 BGF로지스 대표는 이날 진주를 방문해 사고 수습에 나섰다. 이에 대해 양 위원장은 “대화를 거부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다만 “대화 상대가 누구인지, 어떤 자세로 나서는지 확인해야한다”며 “화물연대에서 판단할 사안”이라고 말을 아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