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TV·신문 대신 숏폼'…팩트체크 없는 미디어교육이 가짜뉴스 키워

사회

뉴스1,

2026년 4월 21일, 오후 04:28

지난 27일 오전 고교학점제 수업을 시행 중인 서울 관악구 당곡고등학교에서 '스마트콘텐츠 실무'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뉴스1 © News12025.3.30 © 뉴스1 신웅수 기자

청소년들이 뉴스 소비를 사실상 숏폼 플랫폼에 의존하면서 TV·신문 등 전통 매체는 외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환경에서 학교에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많이 받은 청소년일수록 오히려 숏폼 가짜뉴스를 더 신뢰하는 역설적 현상도 확인됐다.

21일 재단법인 우리교육연구소와 가천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이장석 교수 연구팀이 전국 만 14~19세 중·고등학생 51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응답자의 72.1%는 틱톡·유튜브 쇼츠·인스타그램 릴스 등 숏폼 플랫폼을 뉴스 1순위 매체로 꼽았다. 반면 TV·신문 등 전통 매체를 선택한 응답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뉴스를 접하는 방식도 '수동적 소비'가 압도적이었다. 응답자의 71.8%는 소셜미디어 이용 중 알고리즘 추천 등 수동적 소비를 통해 뉴스를 접한다고 답했다. 플랫폼이 무엇을 노출하느냐에 따라 청소년의 정보 환경이 결정되는 구조라는 분석이다.

무엇이 뉴스를 '믿게 만드는지'에 대한 분석에서는 또래 집단의 영향력이 가장 컸다. '좋아요'나 댓글 등 동조성 등이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설명이다. 이어 알고리즘 개인화, 사용 편의성 등이 뒤를 이었다. 이를 통해 연구소는 뉴스의 사실 여부보다 플랫폼이 제공하는 편리함과 친숙함이 신뢰도를 좌우한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환경에서 미디어 교육의 효과는 기대와 달랐다. 미디어 교육을 많이 받은 집단의 가짜뉴스 신뢰도는 적게 받은 집단보다 높았다.

연구팀이 실제 유통된 숏폼 가짜뉴스 영상('간첩단 99명 압송')을 시청하게 한 뒤 신뢰도를 측정하자 교육을 많이 받은 집단의 신뢰도 점수(3.61)가 적게 받은 집단(2.98점)보다 높았다.

연구팀은 이를 '더닝-크루거 효과'로 해석했다. 충분한 검증 능력 없이 형성된 자신감이 오히려 판단 오류를 키운다는 것이다.

이 같은 역설의 원인으로는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한계가 지목됐다. 청소년들은 최근 1년 내 교육을 받았다고 응답했지만 교육 시간은 연평균 6.64시간에 그쳤다. 대부분 이론 중심으로 진행돼 실제 팩트체크 역량을 키우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이로 인해 오히려 '가짜뉴스를 구별할 수 있다'는 과신만 형성되고 비판적 검증과 경계는 약화된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미디어 리터러시는 별도의 단기 특강이 아니라 국어·사회·정보 등 기존 교과에 통합해 일상적으로, 그리고 지속적으로 가르쳐야 한다"며 "교육내용을 이론 중심에서 실습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청소년의 가짜뉴스 취약성을 개인 문제가 아닌 구조적 문제로 진단하며 △실습 중심 교육으로의 전환 △플랫폼 알고리즘 투명성 강화 △독립적 팩트체크 기관 지원 등 '생태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ch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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