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에너지안보환경협회가 21일 오후 서울 금천구 협회 회의실에서 '제16차 에너지안보 콜로키엄'을 열고 있다. (사진= 에너지안보환경협회)
이날 발제를 맡은 김진수 한양대 자원환경공학과 교수는 현재의 중동 위기를 단순한 일회성 사건이 아닌 단계적으로 심화된 ‘3단계 복합 위기’로 진단했다. 김 교수는 2023년 홍해 해상운송 위기를 시작으로 2025년 이스라엘-이란 전쟁을 거쳐, 올해 2월 호르무즈 해협 봉쇄 및 카타르 LNG 시설 피격까지 이어지는 흐름이 한국 에너지 안보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혔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한국의 높은 중동 의존도를 핵심 문제로 지적했다. 2025년 기준 국내 원유 수입량의 69.1%가 중동산인 반면, 에너지 자주개발률은 10% 안팎에 머물러 있다. 이는 2030년까지 자주개발률 50% 달성을 목표로 하는 일본과 대비되는 수치다. 김 교수는 “자주개발률 10% 수준으로는 급격한 가격 변동이나 공급망 붕괴 등 실질적인 가격 위기에 대응하기 어렵다”고 경고했다.
협회는 이번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단기와 장기 처방을 병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단기적으로는 비축유·가스 방출, 파생상품 헤지 확대, 산업용 연료 전환 등으로 즉각적인 충격을 흡수하고, 장기적으로는 기존의 중앙 집중형 공급 구조를 데이터 기반의 분산형 시스템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웅혁 에너지안보환경협회장은 구체적인 실천 과제로 ‘5대 자강 로드맵’을 제시하며 에너지 자립을 위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 회장은 우선 국내 산업 현장의 전력난 해소를 위해 소형모듈원전(SMR)을 활용한 산단 전력 자급 체계를 구축하고 에너지 물류 인프라를 대대적으로 고도화하여 공급망 효율을 높이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이와 동시에 대외적인 자원 주권 확보 방안도 구체화했다. 협회는 아세안 지역의 에너지 자원 지분권을 직접 확보하고 이를 안정적으로 운송하기 위한 다자간 해상 수송로 보호 협의체를 구축하는 등 외교적·군사적 안전판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협회는 시중 유휴 자금을 활용한 ‘국민성장펀드’ 조성안도 제시했다. 이 회장은 이 펀드를 통해 동남아시아 지역의 에너지 지분을 직접 매입함으로써 국가와 국민이 주체적으로 에너지 자원을 소유하고 수익을 공유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이 회장은 “에너지를 빌려 쓰는 나라에서 직접 생산하고 소유하는 나라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에너지안보환경협회는 이번 논의의 연장선으로 다음 달 8일 울산항만공사와 공동 포럼을 개최한다. 이 자리에서 협회는 구체적인 에너지 물류 허브 구축 방안을 발표하며 정책 제언을 이어갈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