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난티 (사진=아난티 제공)
이날 첫 공판에는 이 대표와 이 전 CFO가 모두 출석했다. 이들은 2015∼2016년 지출내용을 증빙할 수 없는 회삿돈 수십억원을 선급금으로 잡아 허위로 공시하는 등 회계 처리에 문제가 없는 것처럼 장부를 꾸민 혐의로 기소됐다. 그러나 1심에서는 두 사람 모두 무죄를 받았고 검찰이 항소했다.
검찰은 이날 재판에서 1심 무죄 판결에는 사실오인과 법리오해가 있다며 항소 이유를 밝혔다. 검찰은 “1심 판결에서 설시한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에 따르더라도 피고인들이 검찰 조사 단계에서 뒤늦게 제시한 소명 자료들은 자산의 원가를 신뢰성 있게 측정할 수 있는 합리적인 자료로 보기 어렵다”면서 “수사 과정에서 참고인들의 진술을 유추했을 때 피고인들에게 고의가 충분히 인정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을 수사한 금융감독원 관계자를 증인으로 신청했다.
이 대표 측은 “이 사건 공소는 ‘증빙 없는 지출은 모두 비용이다’라는 전제하에서 제기가 된 것”이라며 “그러나 비용의 구분은 지출의 경제적 실질에 따라서 결정돼야 하기 때문에 회계 처리 기준 위반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또 매년 외부감사를 진행해와 허위 공시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증인신문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증인 채택 여부를 차후 변호인 의견을 들은 후 결정하기로 했다. 다음 기일은 오는 5월 28일 오후 3시 15분으로, 결심 공판이다.
검찰은 2023년 아난티와 삼성생명(032830) 간 부당 부동산 거래에 의혹에 대해 금융감독원의 수사 의뢰를 받고 조사에 나섰다. 아난티는 2009년 4월 총매입가액 500억원에 서울 송파구의 토지와 건물을 매입했는데, 최종 잔금을 내기 전인 같은 해 6월 삼성생명에 약 970억원에 이를 되팔았다.
이 과정에서 삼성생명 전 임직원들은 부동산을 시세보다 비싸게 사들여 회사에 수백억원의 손해를 끼치고, 아난티 측은 그 대가로 삼성생명 관계자들에게 뒷돈을 전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다만 검찰은 매매 가격이 부당하게 고액 책정됐다고 볼만한 증거가 없다고 판단해 삼성생명과의 부동산 부정거래 의혹에 대해서는 무혐의 처분하고, 수사 단계에서 발견된 허위 회계처리 혐의만 기소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지난해 5월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허위 재무제표를 작성해 공시했다는 사실이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형제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각 금액을 장기간 임시 계정인 선급금으로 재무제표를 작성한 게 적정하다고 볼 수는 없다”면서도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은 원칙 중심 회계로 가능한 방법 중 가장 경제적 실질에 맞는 방법을 선택하므로 동일 사안에 대해 다른 회계 처리가 가능하다”고 설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