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절차 인권침해 진정 10년간 825건…법원·헌재 인권교육 첫 실태조사

사회

뉴스1,

2026년 4월 22일, 오전 06:30

서울 서초구대법원의 모습. © 뉴스1 김진환 기자

재판·행정절차 과정에서 인권침해를 주장하는 진정이 최근 10년간 800건 넘게 접수된 가운데,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법원과 헌법재판소를 대상으로 처음으로 인권 교육 실태조사에 나선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권위는 지난 13일 '법원·헌법재판소 인권 교육 실태조사' 연구용역을 공개 입찰에 부쳤다.

인권위 제안요청서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24년까지 법원의 재판과 관련 행정절차에서 인권침해를 주장하며 인권위에 접수된 진정 사건은 825건으로 연간 평균 80여 건에 달한다.

이 중 시정 권고 26건, 합의 종결 4건, 조사 중 해결 28건 등 일부는 실제 인권침해로 인정돼 조치가 이뤄졌다.

인권위는 이미 행정부(2022·2024년)와 입법부(2022년)에 대한 인권 교육 실태조사를 시행했지만, 법원과 헌재를 조사 대상으로 삼은 적은 지금까지 한 번도 없었다.

제안요청서에서 인권위는 "헌법상 기본권 보장기관인 법원과 헌법재판소의 구성원을 대상으로 하는 인권 교육 관련 제도가 체계적으로 마련돼 있지 않아, 성폭력 예방·장애 인식 개선 등 다른 법령에 따른 의무교육만 실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법원과 헌법재판소는 국민의 기본권 보장을 위한 헌법기관이므로, 법관과 재판관을 포함한 모든 구성원에게는 다른 국가기관의 구성원보다 더 높은 수준의 인권 감수성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실태조사에서는 대법원과 6개 고등법원, 18개 지방법원, 42개 지원, 특허·가정·행정·회생 전문법원, 헌재 전체를 대상으로 구성원 인권 교육 체계와 현황을 전수 조사하게 된다. 구성원을 대상으로 한 인권 의식, 교육 수요 설문조사·심층 면접도 병행될 예정이다.

법원행정처에 따르면 법원은 현재 법관을 포함한 전 직원을 대상으로 성희롱·성폭력 등 4대 폭력 예방교육과 성인지 교육, 아동학대 예방 교육 등을 실시하고 있다. 또 딥페이크 등 신종 범죄 예방교육과 각급 법원 양성평등지원관(법관) 대상 전문교육도 별도로 시행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대법원 예규인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사법 접근 및 사법 지원에 관한 예규'에 따라 모든 법관과 직원을 대상으로 유엔 장애인 권리협약 이해를 포함한 교육을 매년 시행할 예정이다.

법원행정처는 "향후 교육 시행 현황과 효과 등을 모니터링해 인권 교육을 점진적으로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법원별로 자체적으로 시행하는 인권 관련 행사나 교육에 대해서는 법원행정처 차원에서 파악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의 모습. 2026.3.25 © 뉴스1 이호윤 기자

헌재는 자체 인권 교육으로 헌법재판연구원 교육팀이 내부 직원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교육 과정을 들고 있다. 신임 일반직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헌법의 이해·기본권의 이해' 기초과정, 실무담당자 대상 '헌법 기본원리 및 기본권론' 과정, 헌법연구관 직무연수 등이다.

헌재 관계자는 이 연수들이 "광의의 인권 교육 범주에 포함되는 핵심 과정들"이라고 설명했다.

별도로 실시하는 성희롱·성폭력·성매매·가정폭력 예방, 장애인 인식 개선 등 법정의무교육은 연 1회, 1시간 이상의 이수가 요건이다.

인권위 실태조사에서는 법원·헌재에서 법정의무교육 외 별도의 인권 교육이 이뤄지고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들여다볼 예정이다. 조사 결과는 인권 교육 제도화를 위한 개선 권고와 교육 프로그램 개발 등에 활용된다.

한편 최근 헌재에서는 부장연구관 2명의 성 비위 의혹이 불거지며 내부 인권 감수성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온 바 있다.

헌재는 해당 연구관 중 한 명에 대해서는 피해자 의사에 따라 정식 조사 절차 없이 사안을 종결했고, 다른 한 명에 대해서는 지난주 징계 의결이 이뤄진 상태다. 헌재 창설 이후 성 비위로 인한 징계는 이번이 처음이다.

sae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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