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기록 없는 6세 이하 영유아 첫 전수조사…위기아동 샅샅이 찾는다 (종합)

사회

이데일리,

2026년 4월 22일, 오후 03:00

[이데일리 방보경 기자] 정부가 올해 2~3분기 동안 병원 이용 기록이 없는 6세 이하 영·유아를 대상으로 전수조사키로 했다. 지난달 발생한 ‘시흥 아동 사망 사건’에서 의료기관 미진료 정보가 여러 차례 포착되고도 위기 아동으로 선별되지 못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관리 체계를 보완한 조치다.

그간 보건복지부는 어린이집에 다니지 않는 3세 아동만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해왔다. 그러나 최근 미취학 아동 사망 사건이 잇따르자, 의사 표현이 어려운 영유아 전반으로 점검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정부는 현장 점검을 강화하고 조사에 불응할 경우 경찰 조사까지 연계한다는 계획이다.

보건복지부, 아동학대 예방 및 대응 강화 방안 브리핑 (사진=연합뉴스)
복지부는 교육부, 법무부, 행정안전부 등 관계부처와 함께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아동학대 예방 및 대응 강화 방안’을 마련했다고 22일 밝혔다.

정부는 올해 2~3분기에 걸쳐 △영유아 건강검진을 생후 12개월까지 모두 받지 않은 아동 △1회 이상 검진 후 2회 연속 검진받지 않은 아동 △최근 1년간 의료기관에서 진료받지 않은 아동 등을 집중 점검한다. 위기 가능성이 높은 순으로 조사를 진행하며 총 규모는 5만 8000명에 달한다.

◇점검 불응하면 경찰 수사도…의료·교육 인력 총동원

이번 현장 점검에 응하지 않을 경우 방문일자를 지정해 재차 방문하고 이때 가정방문을 거부하는 경우 공무원은 경찰에 수사 의뢰까지 하겠다는 방침이다. 또한 2세 이하 영아가 있는 가정을 방문할 때 아동보호전문기관 종사자가 반드시 동행해 조사 실효성을 높인다. 점검도 단순 방문에 그치지 않고 사진 등 증빙자료를 확보하도록 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현관문 안쪽에서의 사진 촬영이나 녹취도 현행법상 가능하다”며 “지자체 공무원이 현장 종결이나 사례 발굴 중 어떤 판단을 하더라도 조사망에서 빠져나가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위기아동을 조기 발굴하는 ‘e아동행복지원시스템’도 손질해 의료정보를 절대지표로 부여한다. 이전에는 해당 정보에 가중치가 낮게 부여돼 필수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아동이라도 발굴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었다.

의료·보육·교육 영역을 연결해 위기아동 발견 감시망도 촘촘하게 구축했다. 의료진은 건강검진 과정에서 외상 여부를 보다 세밀하게 확인토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간호사·사회복지사가 방문해 아동의 건강을 확인하는 ‘생애 초기 건강관리 사업’도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무단결석 관리도 강화되고, 취학 연기 신청 시 아동을 반드시 데리고 오는 등 안전 확인 절차가 강화된다.

◇피해아동 보호·학대예방 축도 두텁게 지원

복지부는 피해아동을 발굴한 후의 지원책도 전반적으로 손질했다. 정부는 공급이 부족한 지역을 중심으로 학대피해아동쉼터를 확충하고, 영유아를 위한 특화 쉼터를 시·도별로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더 나아가 아동학대 조사와 판단을 맡는 전담 공무원 인력을 늘리고 근무 여건을 개선하기로 했다. 기존에 1인당 사례 50건을 관리했지만, 지역에 따라 편차가 컸다. 이 때문에 전담공무원 업무량을 조절해 권고 및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아동학대 살해·치사 범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자녀를 살해하는 행위를 중대한 아동학대로 명확히 규정하는 법 개정도 추진한다. 아동학대 의심 사망 사건에 대해서는 심층 분석을 통해 유사 사례 재발을 막는 ‘환류 체계’도 구축된다.

사전 예방과 가정 회복 지원도 중요한 축이다. 정부는 아동수당 신청 과정에서 교육 콘텐츠를 안내하고 정부24에서 종합적으로 교육을 들을 수 있도록 해 접근성을 높일 방침이다. 학대로 판단되지는 않았지만 위험 신호가 있는 가정에는 양육 코칭과 가족 기능 강화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정신건강복지센터와 연계해 양육 스트레스나 우울 등 문제가 학대로 이어지지 않도록 관리하고, 재학대 예방 효과가 입증된 ‘방문 똑똑! 마음 톡톡!’ 사업도 확대된다.

장애아동에 대한 대응은 별도로 강화된다. 특히 발달장애아동이 전체 장애아동 학대 사례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점을 고려해, 이들의 특성에 맞는 보호·치료 시설을 확충하고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아울러 아동학대 대응 인력에게 장애 이해 교육을 강화하고, 장애인 학대 대응 체계와의 협력도 확대해 사각지대를 줄일 계획이다.

이스란 복지부 제1차관은 “스스로 의사를 표현하기 어려운 영유아와 장애아동을 보호하기 위한 종합 대책”이라며 “관계부처와 함께 신속히 이행해 아동이 학대로 사망하지 않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