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1일 노동절 선물 없다”…근로자 추정제 급제동

사회

이데일리,

2026년 4월 25일, 오전 10:05

[이데일리 김정민 경제전문기자] 정부·여당이 노동절(5월1일) 이전 처리를 목표로 추진해온 근로자 추정제와 ‘일하는 사람 권리 기본법’ 패키지 입법에 급제동이 걸렸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가 관련 법안 심사를 모두 보류하면서 사실상 5월 입법은 무산됐다.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노동절 선물이 되게 하겠다”며 당초 4월 중 본회의 처리를 목표로 했지만, 야당인 국민의힘이 반대에 나선데다 이해관계자인 소상공인 반발이 커지는 상황에서 6월 3일 지방선거에 미칠 파장을 고려해 법 추진 시점을 선거 이후로 미루기로 했다.

◇ 기후환노위 법안소위 심사 보류…‘5월 처리’ 사실상 무산

국회 기후환노위 법안소위는 최근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근로자 추정제 도입 관련 근로기준법 개정안, 김태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일하는 사람 권리에 관한 기본법’ 제정안, 임이자 의원이 제출한 관련 법안에 대한 심사를 모두 보류했다.

이에 따라 정부와 여당이 공언해온 ‘노동절까지 입법 완료’ 목표는 사실상 물 건너갔다.

근로자 추정제는 프리랜서·플랫폼 노동자 등에 대해 일정 요건 충족 시 근로자로 추정하고 사용자에게 반증 책임을 지우는 제도다. ‘일하는 사람 기본법’은 근로기준법 밖 노무 제공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당초 정부·여당은 두 법안을 패키지로 묶어 ‘권리 밖 노동자 보호 입법’으로 추진했지만, 입법 과정에서 영세 사업자의 인건비 부담 급증 우려와 사용자 특정 문제 등을 둘러싼 반발이 커지며 제동이 걸렸다.

소상공인 측은 근로자 추정제와 일하는 사람 기본법이 도입 경우 퇴직금·연장수당·4대 보험 등 인건비 부담이 커져 폐업과 고용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3.3 계약 관행이 근로관계 분쟁으로 번지면 영세 자영업자는 사실상 존폐 위기에 몰릴 수 있다”며 “인건비 부담을 감당하지 못하면 폐업이나 고용 축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플랫폼 노동의 경우 플랫폼, 배달대행사, 입점업체 가운데 누가 사용자 책임을 부담할지 불명확하다는 점이 쟁점으로 부상했다.

입법 완성도를 둘러싼 법리 논란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학계에서 근로자 추정제가 현행 근로기준법 체계와 충돌할 소지가 있는 ‘부실 입법’이라고 비판해왔다. 법조계에선 프리랜서 계약 종료 후 근로자성을 주장하는 퇴직금 분쟁과 기획·집단소송이 확산할 수 있다고 경고가 나오면서 신중론이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 지방선거 이후 재추진…야당·소상공인 반발에 난항예고

민주당은 당장 5월 입법은 포기하고 6·3 지방선거 이후 연내 재추진을 목표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관계자는 “선거를 앞두고 소상공인 반발이 확산하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처리할 경우 정치적 부담이 크다는 판단이 있었다”고 전했다.

당초 법안을 대표 발의했던 김주영·김태선 의원 측에서도 소상공인 피해 등 부작용 보완 방안 없이 무리하게 법안을 추진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선 의원은 앞서 소상공인 단체와의 간담회에서 “입장 차가 크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지원책과 보완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법 추진 동력이 약해진 상황에서 지방선거 이후 재추진도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노동절 입법이 무산되며 상징성이 훼손된데다 야당인 국민의힘이 소상공인단체와 공조하며 법안 반대 수위를 높이고 있어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프리랜서나, 플랫폼 노동자까지 모두 근로자 틀에 넣어 보호하게 되면 사업주 부담이 과도하게 커진다”며 “입법으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란 판단이어서 법안 폐기를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3월 31일 열린 권리 밖 노동 보호를 위한 패키지 입법 간담회에서 소상공인연합회 회원들이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제공=소상공인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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