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섭에도 깊어지는 'CU 사태' 갈등…거리로 모이는 화물연대[노동TALK]

사회

이데일리,

2026년 4월 25일, 오전 08:31

[세종=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원청과 교섭을 요구하던 화물연대 조합원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CU 사태’를 두고 노사 갈등이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다. 사고를 계기로 노사가 교섭을 진행하며 대화의 물꼬를 트긴 했지만, CU의 물류 자회사 BGF로지스가 법원에 ‘업무방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한 사실이 드러나면서다. 화물노동자를 ‘노동자’로 볼 것인지에 대한 정부 해석도 불분명한 가운데 화물연대는 거리로 나서며 총력 투쟁에 나선다.

20일 오후 경남 진주시 정촌면 BGF로지스 진주센터에서 화물연대 관계자가 센터 입구로 진입하려는 과정에서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이날 센터 입구에서 집회 중 2.5t 화물차가 집회 참가자와 부딪치는 사고가 발생해 1명이 숨지고, 2명(중상·경상 각 1명)이 다쳤다.(사진=연합뉴스)
25일 노동계에 따르면 화물연대는 이날 오후 3시부터 CU 진주물류센터 앞에서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진행한다. 전국에서 5000명 넘는 조합원이 모여 참여할 예정이다. 화물연대는 “화물연대 조합원이 사망하는 날 업무방해금지 가처분을 신청하고, 열사의 죽음으로 촉발된 교섭마저 부정하는 사측의 행태에 전국 화물노동자의 분노가 집중되고 있다”며 “(이번 사태는) 화물노동자의 노동기본권을 둘러싼 사회적 투쟁으로 거듭났다”고 밝혔다.

BGF리테일은 CU를 운영하는 회사다. BGF리테일은 물류 자회사로 BGF로지스를 두고 있는데, BGF로지스는 개별 운송사에 배송 업무를 위탁한다. 개별 운송사는 이를 위해 개별 화물기사와 계약을 맺는 ‘3단 계약 구조’인 셈이다.

민주노총 화물연대와 BGF로지스는 조합원 사망 사고를 계기로 지난 22일부터 교섭을 진행하고 있다. 노사는 대전에서 1차 실무교섭을 가진 뒤, 24일 경남 창원시 의창구의 한 호텔에서 2차 실무교섭을 마쳤다. 주요 안건은 화물연대에서 요구한 운송료 현실화, 배송기사 휴무 보장, 손해배상 및 법적책임 전면 철회, 사망 조합원에 대한 책임자 사과 및 명예 회복 등이다.

화물연대는 BGF로지스가 노조를 대상으로 법원에 ‘업무방해금지 가처분’을 신청한 사실에 대해 크게 비판했다. 화물연대는 24일 집회 현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제라도 대화가 시작돼 다행이라며 사태의 빠른 해결을 위해 밀도 있게 교섭하자던 BGF로지스는 뒤로는 업무방해금지 가처분으로 노조를 탄압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화물연대가 지난 20일 CU 물류센터 앞에서 원청을 상대로 교섭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던 중 비조합원이 운전하던 화물차가 화물연대 조합원을 치고 지나가 1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화물기사는 통상 근로계약이 아닌 특수고용직(특고) 형태로 개인사업주 계약을 맺고 물류를 운송하는 탓에 ‘노동자’ 인정 여부를 두고 정부의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현재 화물연대가 원청과 하고 있는 교섭을 노란봉투법(개정 노조법)에 따른 원·하청 교섭으로 볼 수 있는지도 관건이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23일 오전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특수고용직(특고) 노동자라도 경제적으로 종속관계에 있다면 노동자로 볼 수 있다”며 “형식보다는 실질을 더 중요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노동부는 사고 직후 낸 설명자료에서 “이번 사안은 노란봉투법(개정 노조법)에 따른 원·하청 교섭 문제를 넘어선 상황”이라며 “소상공인, 개인사업자 등 상대적으로 취약한 지위에 있는 분들이 단결해 대화를 요구할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되지 못한 것이 근본 원인”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날 결의대회 이후에는 사망한 화물연대 조합원에 대한 야간 추모 문화제가 이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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